"한우는 건강 기능성으로나 맛으로 세계시장에서 인정 받는 '세계우(世界牛)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 A&M 대학 스티븐 스미스 교수는 21일 경기 수원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열린 제3회 한ㆍ미 국제 공동 심포지엄에서 "한우는 최근 10년 동안 품질이 크게 발전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뛰어난 쇠고기를 얻으려면 소 품종 개량 기술과 사육 기술 개발이 6대4 비율로 중요하다"며 "과학적인 품종 개량과 사료 개발을 통해 현재 한우에서 일본 소인 '와규(和牛)'와 견줄만한 보습성이 뛰어나고 부드러운 쇠고기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미스 교수는 특히 한우엔 등심의 '근내지방(마블링)' 형성에 도움을 주는 단기 불포화 지방산인 '올레산'이 48%나 함유돼 있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도 스미스 교수는 40%대 초반인 미국산 쇠고기의 올레인산 함유를 높일 수 있는 사육법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옥수수를 단기간 먹인 소는 근내지방과 올레산의 함량이 낮지만, 장기적으로 먹일 경우 근내지방 및 올레산 함량은 점점 높아진다"며 "쇠고기 내 올레산 함량이 증가할 수록 맛도 좋고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미스 교수는 한우가 세계에 진출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도 언급했다. 그는 "마블링이 높을수록 고기는 부드러워지지만, 지나치게 마블링만을 높이기 위한 개량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마블링을 높이려면 배합사료 급여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 쇠고기 생산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금보다 약간만 더 마블링을 높이는 개량과 사육기술이 필요하며 동시에 건강에 도움을 주는 불포화지방산 함량을 높이는 연구가 병행되면 한우는 미국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미스 교수는 이어 미국 소비자들이 즐기는 스테이크를 예로 들면서 "미국인이 선호하는 스테이크는 최소 5주 이상의 숙성과정을 거친 고기이기 때문에 한우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이런 숙성 기간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우는 이제 더 이상 한국인 만의 것이 아니다"라며 "세계가 주목하고 해외시장에서 당당하게 대접받는 한우, 글로벌 한우로 태어나기 위해 한국 과학자들의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스미스 교수 외에, 같은 대학의 데이빗 런트 교수와 미국 '하트브랜드 비프'사의 안토니오 칼스 회장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우 최고 권위자인 송만강 충북대 교수를 비롯, 이홍구 부산대 교수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최창원 박사가 참석하여 한국과 미국의 비육우 관련 과학기술 및 한우 고급육 생산에 관한 최근 연구결과를 논의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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