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핵심 비상장사로 SK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SK C&C가 상장된다. 최태원 SK 회장은 이 회사의 대주주(44.5%)다.
SK는 21일 SK C&C의 재상장을 추진함으로써 순환 출자 문제를 해소하고 지주 회사 체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SK C&C 지분(보통주 1,500만주ㆍ30%)을 유가증권 시장을 통해 매각키로 결의했다. SK네트웍스도 곧 이사회를 열어 SK C&C 보유지분(750만주ㆍ15%) 매각을 결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2007년 7월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시켰지만, 그룹 내 순환 출자와 금융사 보유 등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조건을 갖추지 못하자 지난 6월 지주회사 행위제한 유예기간의 2년 연장 방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SK의 지배 구조는 SK C&C의 대주주인 최태원 SK 회장이 SK C&C를 통해 SK의 지주회사인 SK㈜를 지배하고 SK㈜가 다시 자회사를 지배하는 형태이다. SK C&C는 SK㈜의 지분 31.82%를 보유하는 대주주고, SK㈜는 다시 SK텔레콤(23.22%)과 SK에너지(33.40%), SK네트웍스(39.8%) 등 주력 계열사의 대주주다.
그런데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 아래에 있는 자회사가 지주회사의 대주주인 SK C&C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는 SK C&C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SK㈜ 관계자는 "SK C&C 주식을 상장하든 하지 않든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의 지분을 팔면 순환출자 구조를 해결할 수 있다"며 "다만 비상장 상태에서 주식을 처분하면 차후 논란이 생길 수 있어 상장사의 요건을 갖춰 시장가치로 투명하게 매각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K C&C는 지난해 6월에도 상장을 추진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시장 침체로 공모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SK 관계자는 "SK C&C 상장의 구체적 시기와 방법, 공모가 등은 증권신고서가 제출되는 다음달쯤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지분 매각을 통해 상당한 유동성을 확보하면 신성장동력 발굴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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