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은 광주의 어머니요, 상징입니다. 무등산이 훼손되는 것을 지켜볼 수만 없어 시민 스스로의 힘으로 무등산 사유지를 사들이고, 토지기증을 확산시켜야 합니다."(무등산공유화재단 설립 취지문)
광주시민들이 1989년부터 벌여온 무등산공유화 운동이 드디어 소중한 결실을 맺고 있다. 20일 재단법인 무등산공유화재단에 따르면 일명 '땅 한평 갖기'인 무등산공유화운동에 시민과 사회단체 등 5만6,000여명이 모금에 동참하고 기부해 무등산 일대 토지 53만3,000여㎡의 등기를 최근 마쳤다.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내셔널 트러스트(국민신탁)가 추진되고 있지만 무등산처럼 많은 토지를 확보한 경우는 드물다.
무등산공유화운동은 1989년 5월 학생산악연맹, YMCA, 흥사단 등 13개 청소년ㆍ시민단체가 모여 발족한 무등산보호협의회로부터 시작됐다. 이어 1999년 본격적인 운동이 펼쳐졌고 2000년 6월에는 무등산공유화재단이 설립돼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으로 발전했다.
재단은 그 동안 시민들의 정성이 모일 때마다 무등산 골짜기를 사고 산을 사들였다. 8월말 현재 모인 금액만도 6,700여만원. 평두메계곡 13만여㎡, 화암계곡 11만여㎡, 화순군 이서면 일대 1만8,843㎡ 등 시민의 정성으로 사들인 땅만 45만2,366㎡에 달했다.
시민들의 기부도 적지 않았다. 지난 2000년 김복호씨(사업가)가 기증한 동조골 일대 땅 1,408㎡를 시작으로, 2003년에는 진재량(사업가)씨와 조건국(의사)씨가 원효계곡과 용추계곡에 각 3만1,835㎡와 1만5,273㎡를 내놓았다.
같은 해에 의재 허백련 후손인 허달재씨가 증심골 땅 9.917㎡를 쾌척했다. 또 2004년에는 우산학원 설립자인 고 최기영씨가 화암계곡 1만9,000여㎡ 등 모두 8만847㎡의 토지를 기증했다.
이와 함께 공유화운동 이후 무등산 정상 일대 군부대가 이전(41만여㎡)하고 원효사지구 원주민촌 철거(3만7,000여㎡), 광주호생태공원 조성(18만4,000여㎡) 등으로 63만여㎡가 복원되기도 했다.
광주=김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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