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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장님' 호칭까지 버렸다, 은행장들 '소통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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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장님' 호칭까지 버렸다, 은행장들 '소통 앞으로'

입력
2009.09.21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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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은행 임직원들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면'사랑을 나눠요, 행복을 키워요, 우리나라 우리은행~'란 가사의 친숙한 로고송을 들을 수 있다. 이 로고송은 한 직원이 사내 인터넷 게시판 '통통광장'에 '로고송을 만들어요, 행장님'이라는 아이디어 글을 올린 것을 이종휘 행장이 보고, 그 자리에서 제작을 지시해 만든 것이다.

#데이비드 에드워즈 SC제일은행장은 요즘 직원들의 결혼식장을 찾아 다니느라 바쁘다. 은행장이라는 직함으로 단순히 얼굴만 내밀고 축의금만 내기 위해서가 아니다. 결혼을 하는 직원들의 주례를 직접 하기 위해 바쁜 주말에도 짬을 내고 있는 것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한국에서 경영을 하는 만큼 한국 문화를 몸소 체험해야 한다는 지론이 강하신 분"이라며 "시간이 나면 전통혼례인 폐백 행사까지 직접 보고 올 정도로 열성적이다"고 말했다.

하반기 들어 시중 은행장들이'소통 경영'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상반기 최악의 경영환경 속에서도 금융위기를 극복해 낸 직원들의 기를 살려 주기 위해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것.

특히 올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각 은행들이 임금 삭감과 연ㆍ월차 반납 등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는 상황. 각 은행장들은 당장 금전적 보상이 어렵자 직원들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CEO가 이종휘 우리은행장이다. 이행장은 올해 초 직원들이 자신에게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도록 사내 인터넷 게시판 '통통(通通) 광장'을 개설했다. 과거 일방적으로 은행장의 지시사항을 전달하던 것과 달리 신세대 사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이 행장은 7월 말 '통통광장'을 통해 '은행장과 산책할 사람은 누구든 신청하세요'란 글을 올려 지원한 직원 중 선착순 50여 명과 주말에 서울대공원 산림욕장 트레킹 코스를 걸으며 영업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도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행장은 올해 초 취임하자마자 '토론과 참여'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토참광장'을 개설하고 직원들과 격 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입행 이후 전통 영업맨으로 활약해온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이방인인 에드워즈 은행장은 한류 문화코드를 통해 직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1년6개월 전 부임한 직후 서울 성북동 한옥마을로 이사할 정도로 한국문화에 애정을 보인 그는 사내 블로그를 개설해 직원들과 한국문화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즐긴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청년 이사'제도를 신설, 경영진 회의에 초빙하고 있다. 청년 이사는 팀장급 이하 직원 25명으로 구성된다. 윤 행장은 이들에게 경영진 회의에 참가해 직접 의견을 내도록 하는 등 경영진과 직원 간에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하춘수 대구은행장은 아예 '행장님'이라는 호칭을 버리는 파격을 택했다. 하 행장은 권위 의식 타파와 직원들과의 공감을 위해 행장님으로 부르는 것을 금지하는 대신, 자신을 만나면 'Hi,C,S'로 인사를 하고 손을 마주치는 하이파이브를 하도록 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C.S는 행장님의 이름(춘수)의 약자기도 하지만 고객만족의 약자이기도 하다"며 "직원들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과 고객만족 경영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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