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조선 맑음, 자동차 건설 기계 흐림. 주요 업계가 예상하는 올 4분기 경기 전망 성적표다.
20일 대한상의가 주요 업종별 단체의 자료를 취합한 '주요업종의 3분기 실적 및 4분기 전망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메모리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수출이 작년 동기대비 48.7% 증가한 90억 달러에 이르는 등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생산액은 작년 4분기에 비해 49.6% 증가한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와 함께 수출과 생산(건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부문으로 조선업종을 꼽았다. 조선업종은 고가 선박 건조량 증가로 연간 수출액이 544억 달러에 달해,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수출 1위 품목에 오를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업 부문의 생산은 작년 4분기보다 34.2% 늘어난 437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기록하고 후판가격 하락세에 힘입어 채산성 향상도 기대된다. 수출에서도 올 4분기에 지난해 동기대비 18.3% 상승한 154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의 관계자는 "수출량이 증가한 면도 있지만, 선가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수출액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반면 자동차 업종은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이 종료됨에 따라 내수 판매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점쳐졌다.
2분기에 36만대로 정점을 찍은 내수 판매량은 4분기 26만대 수준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0.7%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도 해외생산 확대로 국내 수출물량이 감소하면서 33.7% 감소한 47만대 수준에 머룰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경기부양 효과로 14.8% 공사수주 증기를 기록한 건설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4분기부터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공사 수주액도 42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조원 가량 감소(-4.5%)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민간부문도 12.3% 감소한 23조4,000억원 규모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부문은 호남고속철도, 4대강 개발사업 등의 본격추진으로 작년에 비해 7.5%의 상승세를 이어가지만, 민간 주택경기는 수도권 주택에 대한 DTI규제 강화 등으로 상승세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 내수와 수출, 생산 부문에서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기계업종은 4분기에도 실적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기계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탓이다.
전자업종은 생산과 수출 및 내수의 하락세가 4분기부터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지난해 4분기에 실적이 급격히 낮아진 데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 때문일 것으로 분석됐다. 내수 분야에서는 고급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회복되면서 작년 4분기에 비해 6.0%가량 늘어난 40조원을 기록하고, 수출액은 디스플레이 패널과 자동차 전장품의 수출 호조로 작년 4분기 대비 29.0% 증가한 3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말부터 생산, 내수, 수출의 하락세를 이어온 철강은 3분기 하락세가 큰 폭으로 준데 이어 4분기에는 전부문에서 상승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신차출시 등 자동차 생산의 회복세와 조선용 강재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보이지만, 건설경기 침체로 내수부문의 회복세는 더딜 것으로 예상됐다.
섬유업종은 국내 의류소비 둔화세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미국과 EU 국가 등의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올 4분기에 내수 3.8%, 수출 4.7%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고, 석유화학 업종은 수출 호조세가 둔화하고 내수 부문에서도 건설경기 부진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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