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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업체들 "對일본 적자 우리가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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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업체들 "對일본 적자 우리가 해결사"

입력
2009.09.18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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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랜트에 들어가는 파이프의 열 팽창 흡수 장치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KHR는 올해 일본 수출액을 작년보다 37% 늘려 잡았다. 일본 플랜트업체와의 신뢰관계가 쌓이면서 주문물량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 발전용 터빈 등에 들어가는 열교환기를 만드는 성산은 신일본제철 오이타공장에 들어갈 열교환기를 18일 부산항에서 선적한다. 신일본제철이 자국 공장에 장착하는 열교환기를 해외 제품으로 쓰는 것은 처음이다.

만성적인 대(對)일본 무역적자 속에서 일본 기업들을 매료시키면서 무역흑자의 '그날'을 향해 달리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미쓰비시중공업, 스미토모중공업, INC엔지니어링 등 세계적인 일본 기업들의 구매담당 간부들이 성산, HKR 등 이름도 낯선 국내 중소기업 임원들과 바쁘게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대기업들이 기계산업진흥회가 마련한 수출상담회에서 한국 제품 구매를 타진하고 있는 자리다.

이들이 자국 기업 대신 한국 중소기업들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 5대 중공업 기업인 IHI의 가토 주니치 구매부장은 서슴없이 "Q, C, D"라고 답했다. 한국 중소기업들의 제품이 품질(Quality), 원가(Cost), 인도(Delivery) 등 구매의 3대 요소에 잘 부합하기 때문이라는 것. 가토 부장은 "중국 제품은 가격이 휠씬 싸지만, 품질과 납기일을 믿을 수 없고, 일본 제품은 가격 경쟁력에서 떨어진다"며 한국제품 구매비율을 높이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반응이 갑자기 나온 건 아니다. 국내 중소기업들의 피와 땀이 어린 노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KHR에겐 위기가 기회였다. 송주용 KHR 상무는 "외환위기 때 거래 기업들(한국전력, 두산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문 물량이 급감한 게 오히려 지금의 회사를 있게 했다"고 말했다. 깐깐한 일본 대기업들에게 납품하면 전세계 다른 기업들에게도 제품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일본은 물론, 미국, 이스라엘 등 선진국 기업에게 판매하고 있다.

수출물량도 크게 늘고 있다. 올해 수출 예상치는 61억원으로, 2005년(8억원)보다 7배 이상 늘었다. 작년 우리나라의 대일 무역적자는 138억달러, 올해 7월까지도 53억달러에 이른다.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메꾸기엔 이들 중소기업의 수출규모가 미미하지만, 이들의 노력이 있기에 일본과의 기술격차와 무역적자 규모가 조금씩 줄고 있는 것이다.

이번 상담회에 참석한 일본기계수출조합의 사카 쿠니요시 매니저는 "품질은 이제 일본 기업들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라며 "한국 중소기업들이 자사 홈페이지를 일본어용으로도 만들면 주문이 더 늘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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