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피스컵 우승 주역 포항 공격수 노병준 '조커 인생' 짜릿한 역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피스컵 우승 주역 포항 공격수 노병준 '조커 인생' 짜릿한 역전

입력
2009.09.18 06:45
0 0

지난달 26일 포항과 FC서울의 피스컵 준결승 2차전에서 생애 첫 해트트릭으로 팀을 결승에 진출 시킨 공격수 노병준(30ㆍ포항)은 소위 이야기하는 '깜짝스타'가 됐다.

이날 노병준과 아내 김안나(24), 폐암 투병 중인 아버지 노흥복(63)씨가 서로를 쳐다보면서 흘린 '눈물의 스토리'는 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2002년 프로 데뷔 후 '특급조커'로 명성을 날린 노병준은 2006년 오스트리아 그라츠AK 진출 후 2년간 '잊혀진 선수'가 됐다. 연이은 부상과 소속팀의 파산으로 청운의 꿈을 접고 돌아온 그는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 기회를 잡았고, '전성시대'를 맞은 포항의 주전 공격수로 비상하고 있다.

팬들이 뽑은 '피스컵 득점왕'

노병준은 16일 끝난 피스컵코리아에서 첫 개인 타이틀을 노렸다. 컵대회에서 4골을 넣은 그는 부산과 결승 2차전을 앞두고 강력한 득점왕 후보였다. 소속팀 후배 유창현과 동률을 이뤘지만 출전시간이 20분 적어 득점왕이 유력했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노병준은 데닐손과 좋은 공격 콤비를 이루며 포항의 공격을 이끌었다. 팀이 5골이나 넣으며 대승을 거뒀지만 노병준은 결국 골맛을 보지 못해 유창현에게 득점왕 타이틀을 넘겨줘야 했다.

그는 "득점왕 욕심이 났지만 내 운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뛰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착잡한 심정을 표현했다. 하지만 그는 팬들의 연호 속에 득점왕에 대한 아쉬움을 잊었다. 그는 "경기장 밖에서 팬들이 '진정한 득점왕은 노병준 당신입니다'라고 외치며 인정해줘 뿌듯했다"고 말했다.

부산과 결승 2차전에서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노병준은 정상 등극 최대 고비였던 서울과 준결승에서 4골1도움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쳐 당당한 우승 주역으로 우뚝 섰다.

영입 실패작에서 해결사로

유럽무대의 꿈을 근육 부상 등으로 접은 노병준은 2007년 6월 국내로 유턴했지만 소속팀을 구하지 못했다. 한양대 선배인 박창현 포항 코치에게 '도와달라'고 부탁을 한 뒤에야 이듬해 3월 포항에 입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포항 구단 관계자들은 노병준이 별다른 활약이 없는 데다 시즌 초반 뒷근육 부상으로 3개월간 이탈하자 탐탁지 않은 눈길을 보냈다. 노병준은 "당시 구단 내부에서는 영입 실패작이라고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후반기에 조커로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자 그제서야 기량을 인정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2002년 프로입단 후'조커'역할만 맡아왔던 그는 올해는 선발 베스트11으로 올라섰다. '포항의 주전공격수'라 호칭하면 손사래를 치는 그는 올시즌 21경기 6골3도움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조커 때보다 주목도는 덜하다. 그는 "조커는 후반에 투입돼 승부를 결정짓는 역할을 많이 하기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게 사실이다. 선발은 크게 잘하지 않으면 주목도가 떨어진다"며 "이전과는 정반대의 운명이 됐지만 선발이든 조커든 신경 쓰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사천리의 포항과 '찰떡궁합'

"팀 분위기, 훈련 환경, 감독까지 포항은 나에게 안성맞춤의 팀." 노병준은 포항에서 뛰게 된 걸 '천운'으로 생각했다. 해외생활을 했던 노병준은 외국인 감독의 지휘 아래 자율 훈련을 하고 있는 포항에 무난히 녹아 들었다.

공격수로서 풍부한 활동량과 빠른 스피드가 장점인 그는 '파리아스식 템포축구'의 축이 되고 있다. 포항은 노병준의 가세로 인해 폭발적인 스피드로 역습을 전개하는 공격축구가 가능하게 됐다. '트레블(챔피언스리그, 리그, 컵대회 우승)'분위기가 묻어나는 포항은 모든 면에서 최상의 전력을 뽐내고 있다.

노병준은 "조직력, 팀워크, 선수단과 프런트의 단결 등 구단 내 잡음이 전혀 없다.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되다 보니 선수들이 패배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렸다"고 포항의 분위기를 표현했다.

그는 "홈 13경기(6승7무) 연속무패 행진 등을 달리고 있어서인지 경기 전 농담으로 건네는 스코어까지 신기하게 맞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포항=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