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충남지사는 17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지 않으면 오히려 유령도시가 될 것"이라며 "정부 부처 이전 규모를 줄이자는 주장은 혼선만 부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와서 세종시에 대해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은 충청인들에게 피멍을 들게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세종시는 더 이상 세종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경영의 틀 속에서 조명해야 한다. 지난 7년여 동안 논란과 갈등 속에서 국회에서 법이 통과돼 이미 결론이 난 것이다.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국가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고뇌 끝에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세종시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신뢰가 깨지면 어떤 국가적 과제도 동력을 얻을 수 없게 된다."
-9부2처2청을 모두 옮겨야 하나. 조정의 여지는 없나.
"당연하다. 지금 와서 이전할 부처 수를 줄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또 부처를 몇 개 줄이고 뭐를 대신 보내고 하는 식의 기능적 접근을 할 때는 지났다."
-세종시가 유령도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오히려 이전 부처 수를 줄이면 유령도시가 될 것이다. 행정기관이 빠지면 행정기관 이전을 믿고 함께 오려고 마음을 먹었던 기업이나 대학이 오려고 하겠는가. "
-교육과학중심도시나 기업도시로 만들자는 주장에 대해선.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대학이나 첨단 산업단지를 만들자고 하는 것은 이미 행복도시 건설 방안에 모두 들어있다. 행복도시에는 대학, 기업, 문화시설 등이 다 들어오도록 돼 있다."
-행정기관 분산에 따른 비효율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데.
"정부 부처가 분산된다고 하는데 1시간~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멀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는가. 축구에서 운동장을 넓게 쓰는 팀과 좁게 쓰는 팀 중 누가 이기나. "
-김문수 경기지사는 세종시를 가장 잘못 박힌 말뚝이라고까지 했는데.
"세종시에 대한 자기 소신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칠 정도로 자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충청도민에게는 너무나 심한 피멍을 들게 한다. 극단적 주장은 자제해 주길 바란다. 충남지사와 경기지사의 일대일 끝장토론을 거듭 제안한다."
-세종시가 정치인들의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충청권 정서는 '누가 해달라고 했느냐'는 것이다. 대선 때마다 약속해놓고 지금 와서 다른 소리를 한다면 충청인들이 받는 상처와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원안대로 추진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원안대로 될 것이다. 청와대에도 충분히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했다. 충남지사가 법적, 행정적으로 책임질 일은 아니지만 한나라당 소속 충청 수장으로서 정치적 입장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
정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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