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려진 채 은막 속으로 언뜻언뜻 모습을 비치며 신비감을 더했던 신형 쏘나타의 모든 것이 17일 공개됐다.
1985년 스텔라를 2,000㏄급으로 개조한 1세대 쏘나타를 시작으로, 쏘나타 Ⅰ(2세대),Ⅱ,Ⅲ(3세대)를 거쳐 EF쏘나타(4세대), NF쏘나타(5세대)에 이어 5년만에 6세대 쏘나타가 탄생했다.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상 한 이름을 달고 24년을 이어온 것은 전무후무하다. 일각에선 이를 '왕의 귀환'에 비유하고 있다.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에 들인 공도 적지 않다. 현대차는 2005년 'YF'라는 프로젝트명으로 개발에 착수해 4년여 간 총 4,500억원을 투입했고, 이번 신형 쏘나타를 통해 글로벌 톱5 진입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출시 전부터 국내ㆍ외 관계자로부터 현대차의 또 다른 상승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도 모으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이 날 서울 서초구 반포지구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철저한 품질관리,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쏘나타는 글로벌 명품 중형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또 "자동차의 높은 기술 수준은 국가의 자존심과 명예를 드높이는 만큼 달리는 민간 외교관으로 불린다"며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의 출시를 계기로 기업 가치 제고는 물론,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에 대한 거는 기대감은 정 부회장의 행보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정 부회장은 15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참석한 뒤 이날 오후 1시께 김포공항에 도착, 곧장 신형 쏘나타 발표회장으로 향했다. 당초 정몽구 회장이 참석하는 것이 유력했으나 신형 쏘나타의 역동적인 모습이 지난 달 부회장으로 선임된 뒤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는 정 부회장의 이미지와 어울린다고 판단해 정 부회장이 참석했다.
신형 쏘나타에는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개념과 원격 자동 점검 장치인 '모젠 오토케어 시스템' 등 새로운 시도가 접목됐다.
외양은 유선형 디자인을 강조, 볼륨감이 있으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을 갖췄다. 차 전면에 흐르는 유선형 이미지는 여성미를, 날렵한 헤드램프와 넓은 그릴은 남성미를 갖췄다는 평가다.
오석근 현대차 디자인실장(전무)은 "(YF쏘나타 디자인은) 자연의 유선과 동양 난(蘭)의 선을 조화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2.0 쎄타Ⅱ MPi 엔진을 적용한 신형 쏘나타는 기존 쏘나타보다 출력이 2마일(163→165마일) 향상됐다. 특히 연비는 12.8㎞/ℓ(자동변속기 기준)로 기존 쏘나타에 비해 약 11.3% 개선, 중형 세단 최초로 2등급을 받았다. 또 기존 4단 자동변속기 대신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변속 효율성이 향상됐다. 총 6개의 에어백이 사용되는 등 안전 성능이 개선됐다.
특히 모젠 오토케어 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DMB를 이용, 실시간으로 차의 이상 부분과 부품 교체를 진단하고 분석내용을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차량 가격은 자동변속기를 기준으로 2,130만~2,785만원(부가가치세 포함). 옵션을 포함할 경우 150만~200만원이 추가돼 프라임과 프리미어 급은 선택사양에 따라 2,565만~2,850만원 선이 된다.
하지만 YF쏘나타의 앞날은 그리 녹록치 않다. 연말 르노삼성에서 SM5 후속모델을 내놓을 예정이고, 일본 자동차 업계가 동급모델인 캠리(도요타)와 알티마(닛산)를 3,000만원대의 파격적인 가격에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에서 6만대를 판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미 사전예약이 1만대를 넘어서 출발은 좋다. 내년 초에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가 해외 판매도 개시할 방침이다. 2011년 초에는 중국에서도 직접 생산해 현지 판매를 할 계획이다. 따라서 국제 시장에서도 도요타의 캠리, 혼다 어코드와의 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신형 소나타의 진짜 경쟁자는 외부 경쟁 차종이 아니라 환율과 노사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선우명호 한양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신형 쏘나타의 디자인에서 현대차의 자신감이 엿보인다"며 "품질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다다랐지만 노사관계가 선진화하지 않는다면 현대차가 진정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 거듭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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