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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포니에서 YF쏘나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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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포니에서 YF쏘나타까지

입력
2009.09.1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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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NBC에서 방영했던 '프렌즈ㆍFriends'는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그린위치 빌리지에 살고있는 미국의 젊은 남녀의 생활상을 그린 시트콤이다. 우리나라 TV에도 소개되어 많은 인기를 끌고있다.

안젤리나 졸리의 남편인 브래드 피트의 전 처 제니퍼 애니스톤은 '프렌즈'에서 '레이첼 그린' 역을 맡아 대 스타가 됐다. 미국 시애틀 연수시절 10권의 전질로 구성된 '프렌즈' DVD집을 사서 '잠 못 이루는 밤' 들을 즐겁게 보냈다.

수 많은 에피소드 중에서 현대차가 한차례 등장한다. 가난한 친구가 자동차를 싸게 구입했다고 자랑을 하니 제니퍼 애니스톤이 "윤다이(Hyundai) 차냐"고 물었다. 당시에는 '윤다이'(스페인 멕시코 프랑스 등 라틴계 언어를 쓰는 나라들에서는 'h'가 묵음이라 대개 이렇게 발음한다)라고 하면 싸구려 차의 대명사쯤으로 통했다. 그 DVD를 구입해서 볼 때가 2005년께였으니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다는 한국에서 온 연수생으로서 자존심이 꽤나 상했다.

미국 본토를 처음 밟은 것은 1994년 여름이었다. 미국에서 '프렌즈'가 방영되기 직전이다. 휴가차 샌프란시스코의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그 친구 집에 있던 두 대의 자동차 중 한대는 일본 차였다. 그때 미국은 온통 일본 차 투성이였고, 일본 차는 '비싸고 고급'이라는 이미지가 팽배했다. 친구에게 "한국 차는 없느냐"고 물었더니 거의 보기가 힘들다면서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인근지역에 있는 버클리대학을 방문했을 때 '포니2'를 만났다. 미국땅에서 한국산 차는 처음 본 것이다. 반갑기는 했으나 낡아 빠진데다 고철판을 여기저기 덧댄 차로 불량스럽게 보이는 젊은이들이 여럿 타고 있었다. '포니2'가 처음 생산된 것이 1983년이니 연식이 꽤나 되었을 것이다. 고급스런 이미지의 일본 차와 너무 대비가 되어 씁쓸했던 기억이 있다.

1974년 첫 국산차인 포니가 생산됐고, 2년 후인 1976년 7대의 포니를 남미 에콰도르에 처녀 수출하면서 세계 자동차시장에 첫발을 디딘 현대차는 1998년까지만 해도 미국시장 점유율이 0.9%에 불과했다. 미국에서 지나 다니는 차량 100대중 1대도 안되는 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아차를 포함, 미국시장 점유율이 8%에 육박할 정도로 급성장을 하고 있다. 100대중 8대꼴로 세계 5위의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로 도약하면서 한국인들에 자긍심을 주고 있다.

하지만 곡절도 많았다. 1970년대말 2차 석유파동, 1998년 외환위기 때는 물론,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했을 때도 위기였다.

17일 현대차가 첫 선을 보인 YF쏘나타는 벌써 6세대 쏘나타 모델이다. 1985년 스텔라를 개조한 2,000cc 승용차에 쏘나타라는 이름이 처음 붙었다. 88올림픽을 거쳐 중산층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쏘나타는 6세대를 거치면서 어느덧 한국 승용차의 대명사가 됐다.

때마침 현대가 3세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YF쏘나타 출시를 계기로 현대차그룹의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 명차 도요타가 캠리를 앞세워 한국시장에서 저가공세를 펼칠 태세고, 환율도 하락해 수출전선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위기는 때를 가리지 않고 오는 법. 그의 말대로 현대차가 다시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조재우 산업부장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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