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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절대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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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절대음감

입력
2009.09.1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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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없이 바쁜 한 주를 지나 금요일 저녁이 되면 앞으로 맞을 이틀 간의 휴일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부터 휴일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됐다. 휴일 오후 아이와 함께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한 주 동안의 스트레스가 거짓말처럼 사라지곤 한다.

우리 아이는 동요를 참 좋아한다. '나비야' '옹달샘' 같은 곡을 연주해 주면 따라 치는 시늉도 하고 나름대로 씰룩씰룩 율동도 한다.

처음엔 그냥 동요가 좋은가 보다 하고 넘겼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희한하다. 19개월 된 녀석이 말도 제대로 못 하면서 음의 높낮이나 길고 짧음의 차이를 알아차리고 있다는 얘기 아닌가. 당연히 따로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언어가 생기기 전 인류는 아마 목소리의 강약이나 높낮이, 길고 짧음 등을 다양하게 바꿔 가며 의사소통을 했을 것이다. 정확한 의사소통이 이뤄지려면 인류의 조상에겐 '절대음감'이 반드시 필요했을지 모른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절대음감은 어떤 음을 들었을 때 다른 음과 비교하지 않고도 고유한 높낮이를 알아내는 능력이다.

영국 레딩대의 고고학자 스티븐 미슨 교수는 그의 저서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에서 네안데르탈인이 절대음감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뒤 인류는 절대음감을 점점 잃어버리게 됐단다. 언어가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굳이 절대음감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많은 과학자들은 인류의 조상이 갖고 있던 절대음감이 아기에게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아기의 절대음감은 자라는 동안 말을 배우면서 서서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선천적으로 언어장애를 타고난 아이 가운데 절대음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보고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휴일엔 오랜만에 친정에 갔다. 아이를 어르며 노는 소리에 온 집안이 들썩들썩했다. 평소엔 조용하던 동생들도 아이에게 말할 때만은 목소리 높이를 한층 올리고 크기도 키운다. 덩달아 몸짓까지 과장된다. 그 광경을 보며 문득 네안데르탈인의 의사소통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들은 아이가 어려서부터 음악을 많이 접하면 절대음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요즘 세상에 절대음감쯤 없어도 먹고 사는 덴 전혀 지장 없다. 의사소통에도 당연히 문제 없다. 하지만 음악적 능력을 일찌감치 키워 주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좀 더 풍요롭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정말 아기가 절대음감 같은 능력을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났다면 말이다.

임소형 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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