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8대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 및 가결 현황을분석한 결과, 법안 발의건수는 17대 국회에 비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가결률은 현저히 낮았다고 16일 밝혔다. 의원들의 법안발의가 '건수 채우기'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경실련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사이트를 통해 18대 국회의원 법안 발의 및 가결 현황을 분석했다. 분석대상 의원은 중도 사퇴, 의원직 박탈, 재ㆍ보궐 선거 당선자를 포함해 총 306명이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8대 국회 개원 이후 올해 8월 31일까지 국회의원 법안 발의 건수는 총 4,599건이고, 발의 후 철회한 법안을 제외해도 4,186건에 달한다. 이는 국회의원 1인당 13.68건으로, 한 사람이 거의 한 달에 한번 꼴로 법안을 발의한 셈이다. 또한 17대 국회 4년간 전체 의원발의 건수(5,728건)의 73%에 해당한다.
반면, 이 기간 법안 가결 건수는 203건으로 4.85%의 가결률을 보였다. 이는 17대 국회 가결률 21.14%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경실련은 "17대에 비해 발의는 훨씬 늘어났으나 가결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은 그만큼 발의 건수를 채우기 위한 졸속 발의가 많았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1~2개 조항만 고치는 내용의 개정안을 여러 차례로 나눠 발의해 발의 건수가 늘어나는 경우도 많았다"며 "법안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검토 없이 건수만 높이려고 발의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또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4,599건 중 철회 법안이 413건(철회율 8.98%)을 기록해 17대 국회(1.35%)에 비해 급증했는데, 그만큼 준비가 부실한 발의가 많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상득, 정의화, 현경병 의원과 자유선진당 이영애, 조순형 의원은 18대 국회 들어 입법 발의가 한 건도 없었고, 뒤늦게 임기를 시작한 한나라당 이두아 의원, 민주당 홍영표, 정동영, 신건 의원 등도 발의 실적이 전무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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