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처음 일본에서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를 일궈낸 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가 16일 총리에 취임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이날 열린 특별국회 총리 지명 선거에서 중의원 480명 중 327표를 얻어 제93대 일본 총리에 선출됐다. 이로써 일본은 반세기가 넘는 자민당 일당 지배를 끝내고 민주당이 주도하고 사민당, 국민신당이 참여하는 중도 연립정권의 새 시대를 열게 됐다.
하토야마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승리인 민주당 승리를 진정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탈관료 등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며 "시행착오와 실패가 있을지 모르지만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아시아 외교와 관련해 "중장기에 걸쳐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이 올바른 길"이라며 "이 구상의 앞날은 미국까지 포함한 아시아태평양공동체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주창한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은 미국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 불필요한 '반미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미일관계에 대해선 "생각을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는 신뢰 조성이 우선"이라며 "양국간 문제의 포괄적 논의는 좀더 시간을 두고 해야 한다"고 덧붙여 역시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보였다.
총리 선출 직후 발표된 17개 부처 장관에는 부총리 겸 국가전략국에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대행, 외무성에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 관방에 히라노 히로후미(平野博文) 당대표 비서실장, 재무성에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 당 최고고문, 문부과학성에 가와바타 다쓰오(川端達夫) 전 간사장 등이 임명됐다.
연립정권에 참여하는 국민신당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대표와 사민당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당수는 우정(郵政)ㆍ금융, 소비자ㆍ저출산 장관에 각각 지명됐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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