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막춤과 거침없는 입담, "너무 내숭 없다" 싶을 정도의 솔직함에 아나운서,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이미지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웬만한 남자보다 더 의리에 죽고 사는 한성주. 자신을 필요로 하면 망가져도 감사하고, '끼'가 바닥난다 싶으면 무용과 연기를 배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15일 단골이라는 서울 신사동 카페에서의 인터뷰는 그의 표현대로 "유쾌 상쾌 통쾌"했다.
요즘 TV에서 좀 뜸한 것 같았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글을 썼단다. 그것도 경제와 재테크에 관한. "출판기념회 때문에 바빴어요. '돈이 중요하지만 돈에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돈과 재테크에 대한 철학, 제가 살아온 경험 등을 젊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었어요."
18일 63빌딩에서 '꿈에 투자하라'는 그의 첫 책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SBS 아나운서 시절 경제뉴스를 진행한 경험과 현재 증권가에서 '잘 나가는' 최연소 지점장이라는 친오빠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책을 낸 건 수익을 위해서도, 자랑하고 싶어서도 아니다. '사랑의 열매' 홍보대사인 그는 불우한 아이들이 모여 꿈을 키우는 초등학생 농구팀 '드림팀'에 책 수익금 전액을 기부키로 했다. "부모님이 1970년대 전국에 무료 유치원과 무료 노인정을 최초로 세우셨어요. 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늘 보고 자랐죠. 봉사는 제 삶이고 에너지이고 가르침이고 배움이에요."
그래서일까. 몸이 아프거나, 정신이 아프거나, 죽음을 앞두고 있거나 하는 모든 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 편히 치료받고 생을 마감할 수 있는 '자연치유센터'를 만드는 게 그의 꿈이다. 거기에는 현재 암 말기로 투병 중인 이모에 대한 애틋한 정이 녹아 있었다.
"의사들이 낫지 못할 거라는 이유로 이모를 내치셨어요. 그런데 아는 병원으로 옮겼더니 이모가 석 달 만에 물 한 모금 마시고는 저를 보고 씩 웃는 거예요. 희망을 가지신 거죠. 의사나 환자나 마음가짐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사회사업을 해온 부모님도 그렇지만, 아픈 이모를 보면서 사람이 자연 속에서 치유받을 수 있는 공간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죠." 그는 어릴 때부터 자신을 친딸처럼 아껴준 이모의 투병생활을 이야기하다 눈시울을 붉혔다.
다시 예능과 드라마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이유도 뚜렷했다. 더 많이 일해야 그만큼 뭔가 할 수 있는 능력도 생기고, 그래야 더 큰 베품을 나눌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방송에서 제가 필요해 부른 건데 망가지더라도 최선을 다해야죠. 아니면 존재가치가 없잖아요. 세상에는 3가지 '금'이 있는데 '황금, 소금, 지금'이래요. 오늘, 지금 이 순간이 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살고 있어요."
김종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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