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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박근혜 모처럼 웃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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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박근혜 모처럼 웃고 헤어졌다

입력
2009.09.1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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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6일 청와대에서 43분간 독대했다. 공식적인 단독 회동을 가진 것은 지난 해 5월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두 사람은 금년 1월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8개월 만의 회동인 셈이다. 이날 두 사람은 모처럼 웃으며 만나 웃으면서 헤어졌다. 독대 이후 청와대에선 "박 전 대표는 이미 국정 동반자"(박선규 대변인)라는 말까지 나왔다.

독대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큰 틀의 국정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구체적 대화 내용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이 대통령의 특사로 유럽을 순방한 성과를 보고하기 위해 특사단 의원 일행과 함께 이날 오전 청와대를 방문했다. 50여분간의 공식 보고에 이어 단독 회동이 이뤄졌다. 회동 내용과 관련해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남북 문제와 4대강 문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면서 "서로 공감한 부분도 있었고 의견을 교환한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박 전 대표는 "논의했지만,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진 않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박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부터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세종시 원안 추진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서로 의견차를 확인했을 것"이라며 "다만 박 전 대표의 분위기를 보면 심각한 논쟁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15일 제안한 제한적 개헌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박 전 대표는 전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와 특사단으로부터 유럽 방문 보고를 받은 뒤 "앞으로도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이 있는 곳에 박 전 대표가 특사로 나서 주면 좋겠다"고 제의했고, 박 전 대표는 미소로 화답했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유럽에 대한 아쉬움이 많은 것을 알기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생각 같아서는 박 전 대표에게 브라질 특사를 부탁하고 싶은데 비행 시간만 30시간이 넘어 차마 말씀 드리지 못했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청와대는 이날 회동 분위기가 화기애애했음을 적극 강조했다. 박 전 대표와 함께 청와대를 방문한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도 "오늘 박 전 대표의 표정이 좋았다"고 전했다. 다만 청와대의 '국정 동반자' 표현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여러 현안을 논의했다는 것 이외엔 더 할 말이 없다"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

최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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