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선에서 압승, 반세기 넘는 자민당 일당 지배를 종식시킨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정권이 16일 공식 출범한다.
하토야마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열리는 특별국회에서 중ㆍ참의원의 총리 지명을 받은 뒤 천황 임명을 거쳐 제93대 일본 총리에 취임한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자민당 정부는 특별국회 개원 직전 총사퇴한다.
앞서 하토야마 대표는 15일 민주당 간부회의와 중ㆍ참의원 총회를 열어 민주당내 최대계파 수장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대행을 새 간사장에 정식 임명한 뒤 당 간부 및 국회 주요 인사를 확정했다.
각료 인선과 관련, 예산 골격을 정하는 등 민주당 정치 개혁을 주도할 신설 핵심 부처인 국가전략국 담당 장관 겸 부총리에는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대행이 이미 내정됐다. 간 대표대행은 정책 수립을 총괄하는 정책조사회장도 겸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 얼굴인 외무장관에는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이, 총리를 보좌하며 각 부처 정책을 조정하는 관방장관에는 히라노 히로후미(平野博文) 당 대표 비서실장이 임명된다.
재무성 장관에는 호소카와 정권 때 대장성 장관을 지낸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 최고고문이, 경제산업성 장관에는 나오시마 마사유키(直嶋正行) 정조회장이 유력하다. 국토교통성 장관에는 마에하라 세지(前原誠司) 부대표, 행정쇄신회의 담당 장관에는 나가쓰마 아키라(長妻昭) 정조회장 대리가 거론된다.
민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해 입각하는 사민당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당수는 저출산대책과 소비자 담당 장관이, 국민신당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대표는 우정(郵政)ㆍ금융담당 장관이 유력하다.
하토야마 정권은 출범 직후 아소 정권의 추가경정예산안 지출 항목을 새로 조정하고 내년 예산안 편성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하토야마 대표는 23일 유엔총회 연설을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등과 각각 정상회담을 갖고 외교 무대에도 본격 데뷔한다. 하토야마 대표는 중일 정상회담 등에서 '동아시아 공동체' 구축을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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