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4일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의 한 고급 이탈리아 식당에서 만났다. 둘이 배석자 없이 단독으로 만난 것은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을 때 이후 1년여만이다. 민주당 경선 당시 클린턴의 부인이자 현재는 국무장관인 힐러리 클린턴과 '피 터지는' 싸움을 한 탓에 둘의 사이는 그리 좋지 못했다. 이번 단독 회동으로 그간의 앙금을 털어버렸다는 듯 둘은 식당에서 나오면서 사진기자들 앞에서 환하게 포즈를 취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두 사람이 경제문제와 건강보험 개혁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며 "서로 매우 강한 유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회동 뒤 뉴욕타임스 등과의 회견에서 "전직 대통령들과의 대화는 매우 가치 있다"며 "내가 하는 일을 먼저 경험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클린턴은 "요리가 건강식이었다"며 "나도 매우 건강하다"고 전했다.
1시간 30분 동안 계속된 오찬에서 둘은 생선과 파스타, 샐러드 등을 먹었으며계산은 각자 따로 했다. 오찬이 끝난 뒤 오바마 대통령은 삼엄한 경호 속에 승용차를 타고 떠났고, 클린턴은 걸어서 10블록 쯤 떨어진 반스&노블 서점으로 향했다.
이날 회동은 클린턴 대통령이 지난달 말 백악관에서 방북 결과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설명하는 자리에서 오바마가 오찬을 제안해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달 초 뉴욕에서 열린 TV 앵커 고 월터 크롱카이트의 추모식에서 클린턴과 만났으며, 22일에도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 연차총회 연설 차 클린턴과 만날 예정이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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