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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 "자산운용 독과점… 펀드 수수료 미국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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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 "자산운용 독과점… 펀드 수수료 미국 2배"

입력
2009.09.1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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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 당국의 보수적 행태로 360조원(11일 현재)에 달하는 고객 돈을 관리하는 자산운용 업계의 독과점 구조가 갈수록 공고화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펀드 수수료가 미국의 두 배에 달하는 반면, 수수료 인하 속도는 미국의 4분의 1에 머무는 등 투자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내놓은 '자산운용산업의 경쟁도 분석 및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이후 국내 자산운용산업의 역동성이 떨어지면서 상위 소수 업체가 시장을 석권하는 독과점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004년까지만 해도 독과점 수준을 평가하는 HHI 지수가 660에 머물러 시장경쟁 원리가 어느 정도 작동하는 수준이었으나, 이후 상위 업체로의 쏠림 현상으로 2008년 지수가 1,662까지(미국은 669) 급등했다.

상위 5개 업체의 점유율을 합친 CR5도 2004년 50.7%였으나 2008년에는 62.6%로 높아졌다. 이는 프랑스(41%) 독일(46%) 영국(28%) 등 유럽 국가와 비교해도 현저히 높은 수치다.

독과점의 피해는 고객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 펀드 투자 고객이 돈을 맡기면서 부담하는 수수료의 절대 수준이 높은 데다가, 인하 속도 역시 현저히 느리기 때문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주식형 펀드의 2008년 수수료는 순자산총액(NAV)의 0.99%인 반면, 우리나라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수료는 1.98%에 달했다. 또 펀드 시장이 성장하면 수수료도 급격히 낮아지는 게 정상(미국 2000년 1.28%→2008년 0.99%)인데도 우리나라는 오히려 수수료(2005년 1.94%→2008년 1.98%)가 높아졌다.

연구원은 세계 추세와 역행하는 이 같은 현실의 원인을 전체 수수료의 3분의 2에 달하는 판매 수수료에서 찾고 있다. 은행ㆍ증권사와 계열 관계에 있는 자산운용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79.8%에 달할 정도로, 은행이나 증권사가 펀드 유통 경로를 장악하는 바람에 국제 기준과 비교했을 때 판매보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독과점을 완화해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려면 최근 신생 업체의 진입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감독 당국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칠 연구위원은 "인가를 신청한 자산운용회사들의 신규 진입은 법령에서 규정한 인가 요건을 만족할 경우 가급적 허용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특정자산 투자에만 특화하는 소규모 운용회사의 진입을 활성화해 종합 운용사 중심의 획일적인 산업구조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펀드 판매채널의 다양화를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김 위원은 "판매채널 확대가 이른 시간 안에 추진돼야 하며, 자산운용사가 직접판매에 나서는 것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면 펀드 슈퍼마켓이나 독립펀드 판매업자의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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