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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착한 땀' 보답은 '피지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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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착한 땀' 보답은 '피지 땅'

입력
2009.09.1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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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생들이 내 땅에 새 집을 지어주고 우리를 돕는 걸 보았다. 족장으로서 내 땅의 한 부분을 한국 대학생에게 주고 그 공간을 원하는 대로 사용하도록 허락한다."(남태평양 피지의 파올로 족장이 고려대에 보낸 편지의 일부)

한국 대학생들의 '착한 땀' 덕분에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에 '한국 땅'이 생겼다.

고려대는 지난달 8~11일 피지의 숲속 오지마을인 '나세비투'에서 벌인 집 짓기 봉사활동(본보 8월13일자 9면)에 대한 보답으로 마을 족장이 1만평에 가까운 현지 임야를 기증해 이를 개발키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고려대는 기증 받은 땅의 개발 여건을 조사하기 위해 다음달 6일부터 1주일간 피지 나세비투 현지에 답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나세비투 마을과 인근 형제마을 2곳까지 400명 가량의 씨족을 다스리는 파올로 카이꼴로(87) 족장이 기증의사를 밝힌 것은 고려대의 봉사활동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11일 오후. 그는 "비나까"(피지어로 '고맙다'는 뜻)라는 말과 함께 영어 대문자로 빼곡한 A4용지 크기의 종이 한 장을 이기수 총장에게 건넸다.

"우리 같이 도움이 필요한 민중에게 힘을 준 것에 대해 씨족 공동체를 대표해 정말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나세비투 마을 뒷편의 임야 1만평 가량을 고려대에 기증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고려대는 그 동안 이 땅의 활용 여부를 놓고 고민하다가 이 곳에 수련원을 만들어 현지 마을 환경개선사업 등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고려대는 내년 여름까지 40명 정도가 묵을 수 있는 수련원을 만들어 매년 여름과 겨울 봉사단을 현지에 파견하고, 배낭여행을 온 한국인 학생들에게도 무료로 개방할 예정이다.

김한겸 학생처장은 "학생들이 도착하자마자 파올로 족장에게 큰 절을 올리며 '공경'의 문화를 선보였는데 큰 감동을 준 것 같다"면서 "피지에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거점지역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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