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 학원을 못보냈는데 SH공사가 이렇게 도와주니 너무 감사한다.""SH공사가 입주민들을 위해 현장까지 나와 헌신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학생들의 성적변화 소문을 들으니 우리 아이도 기대해본다."
서울 강서구의 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Y양의 올해 전교 석차는 1등이다. 같은 학교 같은 학년 J양은 전교 10등을 기록했으며, S고 1학년 K양은 전교 3등이란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학생들이 이 같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SH공사가 저소득계층 자녀들의 방과후 과외 프로그램으로 만든 '강서 시프트 아카데미'에서 지난해 체계적인 학습을 지도 받았기 때문이다.
시프트 아카데미는 임대주택 입주민 자녀를 대상으로 무료 과외교육을 제공하는 SH공사의 대표적 사회공헌 프로그램. 2007년 11월 강서지역에 처음으로 개원한 시프트 아카데미는 지난해 9월 노원지역을 추가로 개원, 왕성한 지역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강서 시프트 아카데미 학생인 G중학교 K군이 전교에서 7등을 하면서 학부모 사이에 입소문이 퍼진 게 결정적이었다. 강서 시프트 아카데미에서 공부해 S여고에 올해 입학한 K양도 최상위권 성적을 올리고 있으며, 노원 시프트 아카데미에서 공부한 J양은 K여상 1학년에서 전교 10위권 안에 들고 있다. 강서 및 노원 시프트 아카데미에서는 90여명의 중학생들이 SH공사 및 구청 직원, 대학생으로 구성된 강사진으로부터 영어ㆍ수학 강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수업 열의도 높아 출석률이 최고 95%에 달한다고 한다.
이 같은 눈부신 성과에 따라 SH공사는 이번 주부터 강남 시프트 아카데미를 추가 개설해 운영한다. 강남 시프트 아카데미는 수서, 대치, 장지 등 강남권역에 위치한 SH공사 임대아파트 주민의 중학생 자녀들이 대상이다. 강서지역과 노원지역에서는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고 있지만 새로 개원한 강남지역은 논술과목이 추가된다. 학년당 정원이 15명이지만 신청자가 무려 71명에 달해 분반수업까지 불가피하게 됐다. 주 4회 영어, 수학, 논술을 배우게 되는 셈이다. 수서 1단지 상가 내에 설치돼 있는 강의실이 먼 학생들은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의 뜨거운 관심과 달리 전문강사가 아닌 SH공사 직원이 강의를 한다는 것에 초창기 입주민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러나 개원 6개월이 지나면서 직원강사들의 열성적인 강의에 힘입어 수강생들의 실력이 빠른 속도로 향상되자 시선이 호의적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수강생들의 성적이 대부분 평균 5~10점 정도 향상됐다는 점이 근거다. 분기마다 개최하는 학부모 정기간담회에선 학생들의 수업태도, 인생목표와 성적향상방법 등에 대한 상담이 오가며 대부분의 학부모는 시프트아카데미의 열렬한 후원자가 된 상황이다. 특히 시험기간 중 요점정리와 문제풀이를 하는 주말특강, 수준이 낮은 아이들을 별도로 모아 보충하는 주말반이 학부모 호응이 높았다.
일련의 변화의 중심엔 3월27일 취임한 유민근 사장이 자리한다. SH공사가 설립된 1989년 이후 최초의 민간기업(한일건설) 출신 최고경영자다. 유 사장은 SH공사의 사회공헌활동 강화에 유달리 관심을 쏟고 있다. 유 사장은 "이번 강남시프트아카데미 개원으로 어려운 환경에 살지만 큰 꿈을 가진 학생들에게 학습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됐다"며 "이들이 사회의 재목이 될 수 있도록 공사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의욕을 표출했다.
SH공사는 시프트 아카데미뿐 아니라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소년소녀가장과 학업이 우수한 저소득가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외탐방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시프트아카데미 학생 중 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단정한 학생 20% 정도를 가려내 동참시키고 있다. 올해 4번째를 맞고 있는 학생가장 및 모범학생 해외탐방에 현재까지 총 140여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올해는 6월12일부터 5박6일간 38명의 학생이 고구려 유적과 백두산을 다녀오는 등 모두 56명이 수혜를 받았다. 유 사장은 "불우한 환경의 청소년들에게 탐방을 통해 사회의 공동선, 꿈과 추억, 도전정신을 일깨우는 소중한 기회로 남게 될 것을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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