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철스크랩)에 등급이 생긴다. 버려지는 쓰레기가 아니라 철강 원자재로 사용되는 중요한 자원으로 대접하기 위해서다. 철스크랩에 대해 국가 주도의 인증을 부여하긴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기술표준원은 14일 철강 원자재인 고철의 수급 안정화와 품질향상을 위해 철스크랩 업체에 대한 한국산업표준 표시인증제(이하 KS 인증)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고철도 KS 인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사내표준화, 품질경영, 불만추적, 작업환경 및 안전시설 관리, 자재, 공정, 품질, 제조설비, 검사설비 등을 표준화한 시스템 하에서 관리해야 한다.
철스크랩 업계에선 고철에 대한 KS 인증시스템으로 고철의 품질은 물론 현재 75% 수준에 불과한 철스크랩 자급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철스크랩 수요는 11조원이 넘는 2,910만톤에 달했다. 이중 25%인 730만톤은 국내에서 조달되지 못해 수입됐다.
기술표준원은 또 인증제도에 대한 세부내용과 새롭게 개정된 고철 검수 표준에 대해 한국철강협회 철스크랩위원회와 공동으로 16~25일 전국의 제강사와 철스크랩사를 대상으로 순회 설명회를 개최키로 했다. 이번 순회 설명회에서는 제강사와 철스크랩사간 합의를 거쳐 개정된 철스크랩 KS등급 표준에 대한 검수교육 등도 실시된다. 한국철강협회는 앞으로 이와 같은 제강사 공통의 검수원칙과 철스크랩 공급업계가 지켜야 할 규정을 수록한 철스크랩 매뉴얼도 제작키로 했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이번 고철 KS 인증제 시행은 산업표준화법 상에서는 철스크랩이 철강 산업의 중요한 원료이자 제품이며, 철스크랩 가공업도 KS 인증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임을 인정한다는 의미를 포함하는 것"이라며 "철스크랩은 더 이상 공해를 발생시키는 폐기물이 아닌 중요한 자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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