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상장 이후 주가 급락으로 외면 받았던 공모주 시장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코스닥 위주로 진행된 상반기와는 달리 하반기에는 대형주들이 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몸집이 커 급등세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반기 공모주 랠리를 예고하는 대형주는 10여개. 2002년 상장 폐지 후 재상장하는 진로와 올해 시공 능력 평가에서 6위를 기록한 포스코건설, SK그룹의 새로운 지주사 후보로 떠오른 SK C&C가 대표적이다. 또 생명보험사 상장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되는 동양생명도 관심을 받고 있다.
진로는 이달 20~22일 청약을 거쳐 30일 거래소에 상장된다. 2003년 상장 폐지 이후 6년여만이다. 공모 규모는 7,776억~8,640억원 범위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주가 관리 차원에서 향후 당기순이익의 절반을 배당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주가 전망은 의견이 엇갈린다. 부산ㆍ경남 지역에서 롯데주류가 소주 '처음처럼'을 내세워 강력 압박에 나선 게 부담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2010년 하이트와 진로의 유통망이 통합되면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는 견해도 있다.
'생보사 상장 1호'를 예약한 동양생명은 29, 30일 청약을 받아 10월 초 상장한다. 공모 물량은 3,404억~4,405억원에 달한다. 2007년 기준으로 총자산 8조128억원에 8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며, 10년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공모 예정가는 주당 1만7,000~2만원선.
포스코건설의 상장 여부도 관심거리다. 포스코건설은 이 달 10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는데, 지난해 매출은 4조5,173억원이며 순이익은 1,615억원이었다. 공모 예정가는 10만~11만 원, 공모 규모는 8,987억~9,886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SK그룹의 SK C&C도 상장을 코앞에 두고 있다. 1991년 선경텔레콤으로 시작한 SK C&C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2,751억원, 순이익은 1,457억원이다. 올해 6월23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는데 예상 공모가는 주당 11만~12만원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상장되면 현재 SK㈜가 맡고 있는 SK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물려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영업 측면에서만 보면 매출액의 70% 이상이 SK그룹 물량인 게 부담이지만, 관점을 바꿔 SK C&C가 그룹의 지주회사 된다고 감안하면 오히려 그만큼 주가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도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이다. 원자력, 화력발전소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로 지난해 3,473억원 매출에 2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전이 97.9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2~3년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모회사인 한전의 해외 진출 등으로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큰 게 매력이다.
지역난방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한국지역난방공사도 6월 예비심사를 통과해 이미 상장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1,899억원으로 상당히 크지만 당기순이익이 90억원에 불과한 게 단점이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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