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마음이 콩밭에 가 있었습니다."
자유선진당 대변인인 박선영 의원은 26년 동안 인생의 반려자인 남편 민일영 대법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실시된 14일 오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이렇게 심경을 밝혔다. 평소 공세적 논평으로 야당 대변인의 역할을 똑부러지게 해온 그였지만 자신의 위장전입 사실이 인사청문회의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곤혹스러움을 감추지는 못한 것이다.
박 대변인은 이날 마음고생이 심했다. 인터넷에는 자신을 비난하는 글들로 가득했고, 청문회장에서는 1985년 사원아파트를 매입하기 위해 서울 도화동의 시댁으로 주소지를 옮긴 자신의 주민등록법 위반 행위 때문에 남편이 하루 종일 시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박대변인은 자신의 글에서 "저로 인해 마음이 상하셨을 분들께 깊이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거듭 고개를 숙였다. 박 대변인은 "사실 지난 토요일부터 마음이 갈 지(之)자 행보를 한 것도 사실"이라며 "(이젠) 인정하며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심정으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날 남편의 청문회 시작 전 대기실에 있던 남편을 잠깐 만나 "단답형으로 답변하지 말고 친절하게 풀어서 설명하라"고 조언했다. 이후 각종 당 회의 참석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한 그는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자신의 의원회관 사무실에 도착해 가슴을 졸이며 남편의 청문회를 지켜봤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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