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과 자동차가 힘을 잃은 최근 증시에서 은행주가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과 금리의 추가 상승이 확실해지면서 외국인이 은행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영향이다.
14일 코스피지수가 1% 이상 하락했음에도 은행주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2% 이상 올랐다. 특히 외환은행은 지난 주말보다 4.24%이나 상승한 1만2,300원을 기록했고, 하나금융지주(3만9,350원ㆍ2.21%)와 기업은행(1만4,700원ㆍ0.68%)도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은행주 시세 분출의 가장 큰 이유는 경기 회복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금리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으로 '돈의 가치'(금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이 이를 선반영해 주요 은행 주식을 사 모으고 있는 것이다. 대우증권 구용욱 수석위원은 "시중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는 금방 그것을 따라 올라가지만 조달금리는 다소 천천히 따라가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올라간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자 국내 증권사들도 금융주를 대거 추천 종목 명단에 올려놨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내놓은 분석자료에서 "이달 초만 해도 은행주의 상승세가 일시적인 것으로 보였지만, 최근 보여주는 외국인의 행태로 따지면 주도주 자체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여러 은행 가운데서도 어떤 은행을 선택해야 유리할까. 주요 증권사의 금융업종 애널리스트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KB금융을 꼽았다. 교보증권 황석규 수석연구원은 "KB금융은 그 동안 순이자마진(NIM) 하락 폭이 워낙 커서 상승 폭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건전성 지표가 양호하고 인수ㆍ합병(M&A)을 위해 비축한 현금이 많은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최준근 연구원도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금융 감독당국의 징계 등 부정적 뉴스는 주가에 반영됐다"며 "하반기 높은 자본건전성과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하나금융지주와 부산은행, 기업은행도 최근의 예대마진 확대 추세에 힘입어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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