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다음달 1일 강대국과 핵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AP 등 주요 외신은 14일 사에드 잘릴리 이란 핵협상 대표가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정책 대표와의 전화 통화에서 협상 재개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티나 갈라치 EU 대변인은 이 날 주요6개국(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독일) 대표와 이란측 대표가 한자리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란 정부는 그동안 핵협상 논의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핵협상 재개를 밝힌 잘릴리 이란 핵협상 대표가 이달 들어 "이란은 국제 무대에서 공통된 우려를 없앨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입장 변화를 흘리는 등 변화가 감지됐다.
잘릴리 대표는 지난 1일 자국 TV방송을 통해 새로운 핵 제안서를 준비했으며, 주요 6개국과 핵문제뿐 아니라 안보,정치, 경제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과 서방의 핵협상은 지난해 7월 스위스 제네바 회담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상태다. 이란은 일단 핵 협상에 응하기로 함에따라 당장 유엔의 추가 제재 조치를 미룰 수 있게 됐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은 이란이 이달 말까지 핵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유엔제재 외에 추가 제재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4,592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해 우라늄 농축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현재 핵폭탄 1기를 만들 수 있는 규모인 1,400kg 가량의 저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서방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 작업을 포기하지 않는 대신 IAEA의 사찰 강화를 허용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편 스위스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 총회에 참석한 스티븐 추 미국 에너지장관은 미국이 다음달 다른 주요국들과 함께 이란 핵문제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이것은 이란 핵 협상과 관련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채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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