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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oir展 폐막/ 올 전시 중 최다 관람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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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oir展 폐막/ 올 전시 중 최다 관람 기록

입력
2009.09.14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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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0여일 간 우리의 지치고 상처입은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준 르누아르가 한국을 떠난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5월 28일 개막한 '행복을 그리는 화가_르누아르'전이 13일 폐막했다. 한국일보사와 서울시립미술관, SBS가 공동주최한 이번 전시의 총 관람객은 61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국내에서 열린 전시 중 최다 관람객 기록인 동시에, 역대 서울 전시 사상 역시 한국일보 주최로 2007~2008년 열린 '불멸의 화가_반 고흐'전(82만명)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 파리 오르세미술관 등 세계 40여곳의 미술관과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르누아르의 작품 98점을 포함, 118점을 선보인 국내 최초·최대 규모의 르누아르 회고전이었다. '시골무도회' '그네' '피아노 치는 소녀들' '햇살 속의 누드' 등 교과서에서나 보던 그의 대표작들이 우리 눈 앞에 선명히 모습을 드러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개막한 르누아르전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고통은 지나간다, 아름다움은 남는다'는 르누아르의 말처럼, 사람들은 아름답고 행복한 르누아르의 그림을 통해 위로를 얻었다. 여름방학이 되면서 관람객은 폭발적으로 증가해 8월 15일에는 하루에 1만8,000명이 다녀가기도 했다.

미술관은 8월부터 매주 토요일 밤 12시까지 문을 열고 관람객들을 맞았다. 전시 마지막날인 13일에도 르누아르와의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고, 오후 내내 티켓을 사려는 사람들의 줄이 미술관 마당을 돌아 정동교회 앞 분수대까지 이어졌다.

일상적 삶의 아름다움을 화려한 색채로 표현한 르누아르의 화풍 덕분인지 관람객 중에는 특히 아이를 데리고 온 학부모들이 많았다. 국가인권위원회 사무관인 윤설아(38)씨는 평소 후원하는 복지시설의 초등학생 10명을 이 전시에 데리고 왔다.

윤씨는 "어린 시절의 문화적 자극이 아이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리라 믿는다"면서 "르누아르가 가난한 삶 속에서도 밝고 행복한 그림을 통해 기쁨을 찾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전시를 높이 평가했다. 미술평론가 이주헌씨는 "오르세미술관이 아끼는 걸작들이 여러 점 오는 등 작품의 수준도 대단했고, 르누아르의 전체적 예술세계를 충실히 이해시키는 구성이었다"고 평했다.

또 "사회가 정한 틀에 맞추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그린 르누아르의 진심이 전시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관람객들에게 삶에 대한 진정성과 일상의 위대함을 일깨워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전시였다"고 덧붙였다.

전시를 총지휘한 커미셔너 서순주씨는 "경제위기로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렵고 고환율로 전시비용도 크게 오르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예술 향수에 대한 욕구는 결코 줄어들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면서 "관람객들의 매너도 눈에 띄게 향상돼 높아진 우리의 문화 수준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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