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공기를 마시며 황금 들판을 달리는 DMZ마라톤은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청정코스 였습니다."
강원 철원군과 한국일보가 주최하고 여명808 (주)그래미가 협찬, 철원경찰서 철원소방서 육군 제3007부대가 후원한 제6회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이 13일 동송읍 고석정광장에서 선수 8,000여명, 가족 2,000여명 등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선수들은 이날 오전9시 육군 6사단 군악대의 연주 속에 힘차게 출발했다. 행사는 풀코스, 하프코스, 10㎞, 가족걷기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가족걷기코스는 철원군이 1년 동안 한탄강변 6㎞에 54억원을 들여 건설해 이날 처음으로 개통됐다. 이날 대회는 신종 인플루엔자 때문에 지난해보다 참가선수가 2,000여명 줄었다. 주최측은 대회장에 의료센터를 설치하는 등 신종플루 감염에 철저히 대비했다.
정호조 군수는 "DMZ는 골육상쟁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지만 이제는 평화와 생명의 땅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종현 그래미회장도 축사를 통해 "건강과 함께 통일의 염원도 새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에는 개인(30%)보다 단체참가자들(70%)이 늘었고 외국인참가자들도 많았다. 25명이 참가한 팀더트(Team Dirt)는 미국 영국 캐나다 아프리카 등지에서 모인 사람들로 맥락막결여증(유전성 희귀안질환) 환자들을 돕기 위해 참가했다.
23명이 참가한 런닝누우즈의 제넬 앤더슨(30ㆍ미국ㆍ영어강사)은 "코스가 평탄하고 경치가 좋아 즐기며 뛰었다"고 말했다. 재일동포 김미화씨는 "달리는 내내 남북분단의 아픈 현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남자 풀코스에서 1등을 차지한 도나 티엔(31ㆍ브룬디)은 "한국의 분단현실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에 아프리카 브룬디의 마라톤선수로 참가했다가 난민신청을 했으며 내년 6월 귀화예정이다. 현재 현대자동차 계열사에 근무 중이다.
여자 풀코스 1위인 이정숙(44ㆍ천안 신대초교 교사)씨는 이 대회에 4번 참가해 모두 우승한 주인공. 이 씨는 "군인들이 곳곳에서 응원해준 점이 매우 신선했다"고 말했다.
2005년 마라톤을 시작해 이 대회에서 풀코스 100회를 달성한 전하경(63)씨는 100회 마라톤 동호회원 10여명의 호위와 응원을 받으며 완주한 뒤 "감개가 무량하다. 동호회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4,000만원의 상금이 참가자들에게 고루 지급됐으며, 선수전원에게 청정 오대쌀 3㎏, 그래미의 스태미너 음료 '다미나 909' 과일 기념메달 등이 지급됐다.
오대쌀전업농연합회, 새마을부녀회 등은 이날 2,000명분의 밥을 지을 수 있는 대형 가마솥 두 개를 걸고 즉석에서 밥을 지어 참가자 전원에게 비빕밥과 오이냉국 등을 제공했다.
▲풀코스:남자 1위 도나 티엔(31ㆍ브론디) 2위 김용택(30) 3위 강호(44)
여자 1위 이정숙(44) 2위 정기영(51) 3위 김정옥(53)
▲하프코스:남자 1위 박용학(46) 2위 안길권(47) 3위 에오인 오콜레인(30ㆍ아일랜드)
여자 1위 이경화(33) 2위 정정화(39) 3위 장경자(48
철원=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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