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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파산 1년… CEO 투자자문 설립에 고객 "위험하다"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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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파산 1년… CEO 투자자문 설립에 고객 "위험하다" 외면

입력
2009.09.13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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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 금융위기의 시발점인 미국 투자금융회사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으로부터 1년여의 시간이 지난 현재, 혼돈의 중심에 있었던 리먼의 전 직원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각각 리처드 풀드 전 CEO를 비롯한 옛 리먼 직원들의 근황을 추적해 보도했다.

리처드 풀드 전 리먼 CEO는 현재 월가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파산 이후 수 많은 협박 편지, 규제기관의 조사, 수십 건의 민사소송에 시달렸던 그는 맨해튼에 매트릭스 투자자문을 설립했다. 과거 2만5,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렸지만 현재 풀드가 고용한 직원은 단 3명뿐이다.

그는 최근 몇몇 계약을 따냈으며 리먼의 전 직원들이 운영하는 업체에는 무료로 자문을 해 주고 있다. 하지만 WSJ은 월가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그가 각종 소송과 당국의 조사 등에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풀드에게 일을 맡기기를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

파산과 함께 직장에서 쫓겨난 리먼 직원들의 생활은 제각각이다. NYT는 "호시절에 돈을 모아 놓은 이들은 여전히 걱정 없이 살고 있지만 대부분은 은행권 재취업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레이더였던 켄 린튼은 행복한 사례에 속한다. 그는 경기가 좋을 때 많은 돈을 벌어놓은 덕에 요즘 전용제트기를 타고 전세계를 여행하고 있다.

재취업에 성공했다 해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젊을 때 돈을 모은 후 중학교 농구 코치를 하며 여생을 보낼 꿈을 꿨던 톰 올퀴스트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회사의 채권을 팔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예 전직하는 경우도 많다. 리먼의 이사였던 제프 새퍼는 현재 플로리다주에서 자동차 세차장과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NYT는 "리먼의 전직 직원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과실이 금융위기를 불러왔다고 생각하지 않고, 규제기관만 탓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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