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총리가 2012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12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푸틴 총리는 11일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자신의 별장으로 외국 학자들과 기자들로 구성된 러시아 전문가 그룹 '발다이'회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차기 대선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자신의 경쟁은 없을 것"이라며 "2012년 전에 의견 일치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총리는 또 "우리 둘은 피가 같고 정치관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합의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푸틴의 이런 언급이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자신의 '멘토'(조언자) 푸틴의 그늘에서 벗어나 정치적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 인터넷 언론 가제타에 러시아 경제의 비효율성, 부실한 민주주의를 지적하는 글을 기고하면서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처럼 러시아도 주기적으로 정권이 교체될 것"이라고 밝혀 푸틴과의 불화설이 돌기도 했다.
푸틴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대통령직을 연임하며 러시아를 이끌었지만 3연속 연임을 금지한 헌법에 따라 지난해 5월 측근 메드베데프를 대통령 자리에 앉히고 총리로 자리를 옮겼다.
차기 러시아 대통령의 임기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헌법 개정을 통해 6년으로 늘었다. 푸틴이 차기 대통령으로 복귀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최장 2024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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