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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독서 중] 교육 평론가 이범 "거대한 전환"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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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독서 중] 교육 평론가 이범 "거대한 전환"을 읽다

입력
2009.09.13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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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요즘 읽는 책은?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

> _ 왜 이 책을?

"10여년 전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의 대학원 수업을 수강하면서 처음 읽었어요. 당시 마르크스와 푸코, 폴라니를 연달아 읽은 것은 제 지적 편력에서 대단한 행운이었지요. 이번에는 친분이 있는 홍기빈 선생이 이 책을 새로 번역해 다시 읽는 중입니다. 과거에도 저자의 함의는 어느 정도 이해했지만 다시 읽으니 그의 이론을 완전히 이해하고 말로 풀어낼 정도가 됐네요."

_ 이 책의 좋은 점은?

"시장이 작동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는 주류 계량경제학계가 자세히 연구하고 있죠. 하지만 시장이 작동하도록 하는 사회·제도적 기반이 무엇인지는 폴라니와 마르크스의 책에서 찾을 수 있어요. 우리는 시장을 칭송하거나 혐오하는 데 빠져선 안됩니다. 시장의 자연성과 필연성을 참칭하는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본연의 모습을 깨달아야 하죠. 폴라니는 이론이 사회를 반영한다는 실제론과 이론을 도구로 바라보는 실용주의 중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총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어요."

_ 인상적인 부분은?

"시장경제는 자연적으로 성립 가능한 제도가 아니라, 국가가 운영하는 확고하고 정교한 제도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것임을 실증한 대목입니다. 가령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영국을 중심으로 시장경제를 지탱하기 위한 제도와 법령들을 일일이 분석해 놓은 것이죠. 특히 '고전적인 자유방임주의'의 시대가 실존한 적이 없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 신선했어요."

_ 추천한다면?

"시장주의가 인류 최종의, 최선의 제도라고 믿는 사람에게 추천해요. 시장경제 회의론자들에게도요. 이 책은 이념을 다 떠나서 그냥 한 권의 역사책으로서도 충분히 재미있고 가치있다고 봅니다."

# <거대한 전환> 은

산업혁명 후의 유럽 경제사를 통해 시장경제는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허상이라고 주장하는 책.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비판한 고전이다. 길(2009)ㆍ658쪽ㆍ3만8,000원.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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