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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파워에 밀린 '열도 꽃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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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파워에 밀린 '열도 꽃미남'

입력
2009.09.10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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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골프를 시키고 여자 아이가 태어나면 피겨 스케이팅을 시켜라."

최근 일본의 젊은 부모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그 중심에는 일본의 '국민 남동생'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시카와 료(18)와 김연아(19)의 라이벌이기도한 일본의 '피겨여왕' 아사다 마오(19)가 있다.

일본의 스포츠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시카와는 10일부터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골프장(파71)에서 개막된 코오롱-하나은행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주인공이다. 15세 때 일본프로골프 대회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 프로대회 3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잘생긴 외모에 300야드의 폭발적인 장타력과 공격적인 플레이를 구사한다. 한국오픈을 취재하러 온 일본 기자수도 30명이 넘는다.

이번 대회에 파견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사무국의 홍보 담당자인 오니시 유스케(37)씨는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이시카와는 일본에서'료쿤'으로 불린다. 한국에서 널리 통하는'국민 남동생'의 애칭이다"면서 "일본 내 스포츠 스타 중에 최고 인기다. 골프를 모르는 일본인들도 이시카와는 다 알 정도다"고 소개했다. 이시카와가 15세 때는 일본인들 사이에 '수줍은 미소의 왕자'로 불렸다.

오니시 씨는 또 "일본에서 TV를 보다 보면 이시카와가 하루에 다른 종류의 광고모델로 나오는 장면을 10여 차례 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다"면서 "요즘 젊은 부모들 사이에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골프를 시키고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피겨 스케이팅을 시켜야 한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카와의 높은 상품성 만큼이나 몸값도 어마어마하다. 메인 스폰서인 파나소닉을 비롯해 20개사 정도와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으며 전체 계약금도 30억엔(450억원)에 달한다는 게 오니시 씨의 설명이다.

이시카와의 독특한 플레이도 관심을 끌었다. 그린 주변 프린지에서 우드로 칩샷을 한 것. 한국오픈 1라운드 18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넘어 가장자리에 떨어뜨린 이시카와는 홀까지 20여m를 남기고 3번 우드 클럽으로 볼을 굴려 홀 1.2m에 붙였고 퍼터로 마무리하며 버디를 잡아냈다. 이시카와는 "미국 등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서 배운 것이다"면서 "먼 거리에 있을 때 퍼터를 사용하면 세게 쳐야 하는 만큼 실수가 나온다. 우드를 사용하면 스트로크 폭을 좁게 해도 볼이 많이 굴러간다. 다만 평소 많은 연습을 통해 거리 감각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특정 브랜드의 볼을 사용하지 않는다. 잔디의 상태를 살펴본 뒤 거기에 맞는 볼을 쓰는

'개성파'다.

한편 이시카와는 대회 첫날 배상문(23), 이진명(19ㆍ영어명 대니 리)과의 맞대결에서는 근소한 우위를 지켰다. 아시카와는 1언더파 70타를 쳐 선두그룹에 3타차 공동 12위에 자리했다. 디펜딩 챔피언 배상문과 이진명은 이븐파 공동 27위에 머물렀다.

1라운드 선두에는 4언더파 67타를 기록한 김대섭, 박부원, 강경술, 김대현 등 5명이 포진해 치열한 우승경쟁을 예고했다. 지난달 US아마추어선수권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안병훈은 4타를 잃어 공동 86위의 하위권에 머물렀다. 안병훈의 부모인'핑퐁커플' 안재형과 자오즈민은 이날 각각 캐디와 갤러리로 응원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천안=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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