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 고 홈." "너네 나라로 돌아가." 요즘 인터넷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문장들이다.
재미동포 출신 그룹 2PM의 멤버 재범이 몇 년 전 자신의 블로그에 한국을 비하하는 글을 썼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그가 미국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네티즌들이 이런 주장을 했다. 심지어 포털 사이트의 토론방에서 그의 '자살 청원'을 한 네티즌도 있고, 일부 언론은 이를 기사화해 사건을 확대재생산했다.
물론 이런 주장이 다수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일부나마 여론으로 형성되고, 실제로 재범이 논란이 일어난 지 며칠 안 돼 2PM에서 탈퇴해 8일 미국으로 돌아간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한 개인을 수용하는 방식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나라에 대해 한때나마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사람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를 싫어하는 것과 '양키 고 홈'을 외치며 내쫓으려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전자가 최소한 그를 이 땅에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면, 후자는 '싫기 때문에' 배제를 선택한 것이다.
재범이 한국에 대한 그의 가치관 때문에 논란의 대상이 됐다는 점은 중요하다. 한국에서 재미동포는 한국인이면서도 외국인 같은 위치에 있고, 연예인은 대중의 여론에 민감한 직업이다.
대중은 두 가지에 모두 해당되는 재범의 과거를 캐물어 그가 '한국인'의 사고방식을 가졌는지 확인했고, 그 중 일부는 그의 '한국에 대한 자세'에 문제가 있음이 확인되자 연예인인 그에게 여론의 힘을 빌어 이곳을 떠날 것을 요구했다.
재범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 그가 원한다면 한국에서 단 한 사람 앞에서라도 노래할 수 있는 인권을 가졌다는 사실은 무시됐다. 재범은 자신의 인권을 보장받기 이전에, 현재의 한국 사회에 용해될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또 다른 입국심사를 받은 셈이다.
대중은 연예인을 심사할 수 있고, 그 심사의 근본에는 '국가관' 처럼 사회공동체 대부분이 동의하는 가치가 깔려 있다.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회 성원은 더 단단하게 묶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배제된다. 그 점에서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진다.
우리와 다른, 심지어는 우리가 싫어할 수도 있는 한 개인이 우리 사회에 들어오려 할 때, 우리는 그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수용인가 배제인가. 적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부인에게 '고 홈'을 외치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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