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의 기술은 그 어떤 투기종목보다 다이내믹하고 아름답다."
각 대륙에서 씨름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씨름괴짜'들은 샅바싸움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블라디미르 그리첸코프(벨라루스) 유럽씨름연맹 회장, 긴타스 빌레이타(리투아니아) 세계벨트레슬링위원장, 레브 유가이(우즈베키스탄) 세계씨름연맹(WSF) 경기운영부본부장이 대표적인 '씨름 전도사'들이다.
이들은 11일부터 리투아니아 샤울라이에서 이틀간 열리는 제2회 세계씨름선수권에 임원으로 참석했다.
이들은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씨름의 자생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리첸코프 회장은 "지난해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처음으로 씨름을 접했다. 부산에서 열린 1회 세계씨름선수권대회에서 씨름의 참 매력을 알고 나서 깜짝 놀랐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유도에 40년 동안 몸담았던 그는 "유도보다 기술이 다양하고 무엇보다 박진감이 넘쳤다. 다른 투기종목들과 달리 씨름은 규칙을 전혀 알지 못하더라도 누구나 승패를 알 수 있고, 긴장감이 높아 눈에 쏙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씨름의 매력에 빠진 그는 지난해 벨라루스로 돌아와 유럽씨름연맹을 창설하는 열의를 보였다.
그는 "1회 대회에서 베냉과 벨라루스 선수가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레슬링과 벨트레슬링, 유도, 삼보, 스모 등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 종목 선수들이 경쟁력을 보였고 이는 씨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럽대륙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씨름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다른 투기종목 선수들이 씨름으로 전향하는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과도 30년간 친분을 맺고 있는 그리첸코프 회장은 "지금처럼 매년 씨름이 세계대회를 열면서 한 걸음씩 내딛는다면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스포츠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씨름의 성공을 확신했다.
실제로 씨름의 세계화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벨라루스, 리투아니아, 우즈베키스탄 등 10개국 자국협회가 설립돼 활동 중이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에서 지난 8년 전부터 씨름붐이 일고 있다. 고려인인 유가이 부본부장은 초ㆍ중ㆍ고 씨름대회를 매년 개최해 씨름 보급화에 앞장서고 있다.
또 40개국 120명이 자비를 들여 이번 대회에 참가한 데다 20개국에서 씨름을 익히기 위한 지도자 파견을 요청하는 등 세계 속에서 씨름의 위치는 격상되고 있다. 세계씨름연맹은 씨름의 세계화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해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국내강습을 매년 개최할 계획이다.
샤울라이(리투아니아)=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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