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프린터가 이탈리아 시장에서 쾌속 항진하고 있다.
최치훈 삼성전자 디지털 프린팅 사업부장(사장)은 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전시회인 'IFA 2009' 행사가 열린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와 만나 "삼성 레이저 프린터가 2분기 이탈리아 시장에서 휴렛팩커드(HP)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서유럽 레이저 프린터 시장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사장은 "후발주자로 출발해 HP를 두 배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한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그 만큼 삼성 레이저 프린터 제품 경쟁력이 높아진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HP는 2005년부터 지난 해까지 4년 연속으로 레이터 프린터 제품부분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레이저 프린터 시장에서 절대강자로 불리는 HP를 제친 것은 적지 않은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레이저 프린터 시장 전체가 20% 가량의 역성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낸 결과여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과 자가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 OEM에선 다소 매출 실적이 줄었지만, 자가 브랜드 제품 수출 실적이 약 13% 가량 늘면서 이 같은 실적 호조세를 이끌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이탈리아 모노 및 컬러 레이저 프린터 시장(수량 기준)에서 삼성전자는 각각 39.7%와 45.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모노 및 컬러레이저 복합기 시장 점유율에서도 삼성전자는 47.7%와 52.3%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전자 프린터 및 복합기가 이탈리아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통한 기업용 프린팅 시장 집중 공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축구의 나라'로 불리는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해 이탈리아 축구 국가대표팀을 활용한 TV광고로 삼성전자 프린터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였으며 거래처를 대상으로 한 축구 이벤트를 매년 개최, 협력 관계도 강화했다.
또한 단순 제품 판매가 아닌 맞춤형 솔루션 제공을 위해 국내 본사 개발팀이 잦은 출장도 마다하지 않고 현지의 요구사항에 꾸준히 대응하며 기업 고객과의 신뢰도를 높인 점도 한 몫 했다.
그 결과, 이태리 조달청에 중ㆍ고속 레이저 프린터 대형 수주 계약(4만대)을 맺은 것을 비롯해 올해 2분기에만 대형 관공서 및 금융권 등 B2B(기업간거래) 시장에 5만여대 이상의 제품 공급 계약 성과를 올렸다.
이상철 삼성전자 이태리법인 상무는 "삼성 프린터의 이같은 2분기 좋은 성과는 이태리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전략이 성공한 좋은 사례"라며 "앞으로도 이태리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기업 고객의 요구에 맞춘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베를린(독일)=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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