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류차오쉬안(劉兆玄) 행정원장이 태풍 '모라꼿'에 대한 늑장 대처로 민심이반에 가까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사퇴했다. 대만에서 행정원장은 총통에 이은 2인자로 우리나라의 국무총리에 해당한다.
류 행정원장은 7일 정부의 늑장대응 때문에 태풍 피해가 커졌다는 비난 여론이 비등한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원활한 개각을 위해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각 전체도 10일 총사퇴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사의를 표명한 류 행정원장의 후임으로 집권 국민당의 우둔이(吳敦義) 사무총장을, 부총리격인 부행정원장에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부주석겸 타오위안(桃園) 현장(縣長)을 임명했다고 총통부 대변인이 밝혔다.
변호사 출신의 우 신임 행정원장은 정치권 안팎에서 탁월한 중재자로서 명성이 높다. 그는 특히 이번 태풍피해의 직격탄을 맞은 대만 제2의 도시 가오슝(高雄)에서 8년간 시장으로 재직한 경험이 있다. 그는 "마 총통과 협의해 빠른 시일내에 새 내각을 구성하겠다"며 "재난 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8,9일 단 이틀 동안 대만 남부지역을 집중 강타한 모라꼿으로 인한 사망자만 670명에 달하는 등 수 십만명의 이재민이 속출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태풍이 오기 전 미리 피난 명령을 내리지 않는 등 안이한 대응으로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이 고조돼 왔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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