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물원이 1970년대 이후 거의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한국 토종 여우 세 마리를 자연번식으로 출산하는데 성공했다.
2006년부터 토종 여우 복원사업을 추진해 온 경기 과천의 서울동물원은 7일 "토종 여우 한 마리가 5월5일 암컷 세 마리를 순산했다"고 밝혔다. 토종 여우는 창경원 동물원 당시인 69년께 8마리가 자연 번식을 통해 태어난 사례가 있지만, 당시엔 야생에서도 여우가 자주 발견되는 등 희소가치가 적어 기록에 남기지 않았다.
하지만 동물원의 토종 여우가 차례로 폐사하고 야생 여우도 점차 사라졌으며, 74년 지리산에서 밀렵꾼에게 잡힌 이래 생존 확인이나 포획 보고 조차 없었다. 2006년 3월23일 강원 양구에서 한 마리가 발견됐지만 숨진 상태였다.
이에 따라 서울동물원은 2006년 북한에서 토종 여우 암ㆍ수 각 1마리,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수컷 3마리와 암컷 6마리를 각각 들여와 동물연구실 연구진을 주축으로 종 복원사업을 벌여왔다.
동물원은 여우가 자연서식 환경인 굴을 스스로 만들 수 있도록 전용 번식장에 흙 언덕을 넣어주거나 굴 내부에 번식상자를 설치하는 등 자연환경을 마련하고, CC(폐쇄회로)TV 등을 통해 야생·번식행동을 꾸준히 관찰해 왔다.
동물원 측은"어미뿐 아니라 새끼 세 마리도 출산 후 90일 가량 지난 8월6일 현재 3.35~3.75㎏으로 건강하고 야생성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원 측은 "출산한 어미와 새끼 여우 모두 예민한 성격을 가져 새끼들이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100일이 지난 8월12일에야 사진촬영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동물원에는 총 33마리의 여우가 있으며, 유전자 분석 결과 토종 여우는 이번에 태어난 새끼 세 마리를 포함해 모두 14마리로 늘어났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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