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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 200쇄 돌파 유홍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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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 200쇄 돌파 유홍준 교수

입력
2009.09.0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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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60)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전3권)가 200쇄 인쇄에 들어간다. 출판사 창비는 이 책이 1권 103쇄, 2권 56쇄, 3권 41쇄를 발행해 통합 200쇄를 돌파한다고 7일 밝혔다. 1993년 초판을 발행한 지 16년 만이다. 판매부수도 1권 120만부, 2권 70만부, 3권 40만부 등 모두 230만부에 이른다. 창비는 "인문서 최고의 판매 부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200쇄 인쇄에 맞춰 이 책의 4, 5권을 내기로 하고 최근 집필을 시작했다. 경기, 제주, 충북, 경남, 서울 등의 문화유산이 4, 5권에 쓸 내용이다. "전남 순천 선암사 편은 이미 원고를 완성했고 곧 지면을 골라 연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그는 밝혔다. 자신의 고향인 서울과 관련해서 그는 "조선 궁궐과 저택, 성곽, 인왕산 자락의 문인 및 화가의 이야기 등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흥법사지, 법천사지, 거돈사지, 고달사지 등 폐사지의 이야기도 이어 나올 책에 담을 예정이다.

3권이 1997년 나왔으니 12년 전이다. 유 교수는 이미 그때부터 후속편을 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경기, 제주, 충북 등 1~3권에서 다루지 못한 지역의 독자들이 '왜 우리 지역은 뺐냐'고 항의를 많이 했습니다. 꼭 그들의 불만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든 문화재가 풍성하기 때문에 당시 다루지 못한 지역을 나중에 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문화재청장 등의 공직 업무 때문에 후속 작업에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이제 다소 여유가 생기고 마침 200쇄 인쇄까지 이뤄지자 미뤘던 작업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걱정도 많다. "처음 책을 쓸 때는 40대 중반, 아직 젊을 때여서 글에 팔팔한 힘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올해로 환갑이 됐으니 그때와 같은 톤을 유지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원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는 월간 '사회평론'에 연재했던 글을 모은 것이다. 원고료도 받지 않고 쓴 글을 책으로 낸 것인데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의 말마따나 여러 가지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그런 결과가 나왔다. 1권이 나올 때는 외국의 문화재와 한국의 문화재를 비교하고, 자동차 보급이 급속도로 늘었으며, 의미있는 여행지를 찾는 사람이 늘던 시점이었다. 이를 두고 유 교수는 "독자들이 이 책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문인들이 '수다체'라고 이름 붙인, 유 교수 특유의 문체는 책 읽는 재미를 더했다.

독자들은 "지명이 틀렸다" 혹은 "거리가 틀렸다"며 편지를 보내왔다. 재판을 찍을 때는 독자의 그런 항의를 받아들여 120군데를 고쳤다. 독자의 애정은 그렇게 대단했다.

유 교수는 "하룻밤을 묵고 그곳 음식을 먹으며 향토색을 느낀 지역이라야 답사기를 쓸 수 있다"며 "여유가 있으면 매물도, 청산도, 외연도 등 섬 지역 문화재 이야기도 쓰고 싶다"고 말했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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