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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환매, 전략을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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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환매, 전략을 짜라

입력
2009.09.07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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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A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연초 깡통 직전까지 몰렸던 펀드 수익률이 최근 원금 수준까지 회복했기 때문이다. '폭락의 악몽'을 생각하면 당장 돈을 빼고 싶지만, '환매한 뒤 주가가 더 오르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는 A씨처럼 급전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 계속 보유를 권한다. 증시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은 만큼 원금 회복에 집착해 성급한 결정을 내리면 기회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래도 팔아야 한다'는 투자자라면 다음 원칙에 따라 환매할 것을 주문한다.

1. 단일 펀드라면 50%만

새빛에듀넷 송영욱 이사는 "미리 설정한 목표수익률에 도달했더라도 전체 펀드의 절반은 남겨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50% 유지' 논리의 근거는 의외로 간단하다. 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최소 50% 이상은 되는 만큼, 상승 랠리의 과실을 맛볼 수 있는 창구는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2. 거치식ㆍ비 절세형부터

다수의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면 '적립식'보다는 '거치식', '절세형'보다는 세제 혜택이 없는 펀드에서 돈을 먼저 빼야 한다. 적립식은 주가하락 후 상승장에서 효과가 큰 상품이므로 장기 투자에 유리하다. 또 비과세ㆍ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장기주택마련펀드나 개인연금펀드를 중도에 환매하면 그 동안 면제받은 세금을 모두 환급해야 한다.

3. 못난이 펀드부터

일반 투자자들이 가장 범하기 쉬운 실수가 수익률 높은 펀드부터 환매하는 것이다. 펀드 역시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수익률 높은 펀드는 그 수익률이 더 높아지는 반면, 원금 까먹은 펀드가 플러스 수익률을 회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새빛에듀넷 송 이사는 "시중에 판매된 펀드만 1만개에 달하는데, 상당수 자산운용사의 경우 수익률이 나빠지면 해당 펀드의 관리를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B자산운용 관계자도 "부끄러운 얘기지만, 마케팅 소재로 활용하는 대표 펀드에만 신경을 쓰는 바람에 소외된 펀드 관리에는 소홀한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4. 해외펀드 비율은 30% 이하

전체 보유 펀드에서 해외펀드의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면, 그 비율을 최소 30% 이하로 낮추는 게 좋다. 해외펀드의 구조적 속성과 펀드 매니저들의 행태를 종합해 보면 국내 펀드보다 투자 위험성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국내 펀드는 문제가 생기면 펀드 매니저들이 신속하게 포트폴리오를 재조정 하지만, 상대적으로 투자 대상에 대한 정보가 불분명한 해외펀드는 현지 시장 추세에 맡겨두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2007년 말 중국 투자펀드 열풍에 휩쓸려 '올 인'한 투자자 대부분이 아직도 원금 회복을 하지 못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해외펀드의 경우 숨겨진 수수료가 많아 국내펀드보다 수수료 부담이 높은 것도 부정적 요인의 하나다. C증권사 관계자는 "은행창구에서 국내보다 해외펀드를 적극적으로 권하는 이유는 외환수수료 등 투자 보수와 관계없는 숨겨진 수수료 수입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며 "일률적이지는 않지만 국내펀드가 위탁액의 1% 수준이라면 해외펀드의 실제 수수료는 2, 3%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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