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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중국서 LCD 패널 1위 '역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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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중국서 LCD 패널 1위 '역전 드라마'

입력
2009.09.07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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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중국 LCD TV용 패널 시장에서 6개월여만에 꼴찌에서 정상으로 등극하는 대역전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같은 기간 출하량은 무려 10배로 늘었다. 삼성전자 '깜짝실적' 뒤엔 환율과 창조경영(선행투자)에 이어 중국 효과까지 삼박자가 맞물려 있었던 셈이다.

7일 삼성과 LCD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1월 중국 TV 제조업체에게 판매한 LCD 패널은 6만6,000여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7월 판매량은 65만4,000대까지 치솟았다. 6개월간 증가율은 무려 890%다.

시장 점유율은 더욱 극적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LCD TV용 패널 시장 점유율은 1월 8.3%에 머물렀다. 이는 CM0(38.6%ㆍ대만), LG디스플레이(21.0%ㆍ한국), 샤프(15.1%ㆍ일본), AUO(12.9%ㆍ대만)에 모두 뒤쳐지는 사실상의 최하위다. 그러나 7월엔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31.0%로 그 동안 부동의 1위를 지켜온 CMO(32.4%)를 바짝 추격했다.

업계 관계자는 "점유율을 1%포인트 늘리는 것도 쉽지 않은 경쟁 상황에서 반년만에 시장 점유율을 23%포인트나 올린 것은 사실상 기적에 가깝다"며 "지난 6개월 동안의 성장세와 가집계를 감안할 때 삼성전자는 이미 CMO도 추월, 정상에 오른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8월 시장 점유율의 정확한 수치는 이달말이 돼야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LCD 생산 라인은 이미 가동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6월부턴 8-2 라인까지 추가 가동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중국 LCD 패널 시장에서 단기간에 믿기 힘든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거래선을 다변화한 덕분이다. 중국 현지 TV 제조사인 TCL, 하이센스, 콩카(Konka) 등에 LCD 패널을 공급함으로써 출하량이 크게 늘어난 것. 가전 제품 구입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중국 정부의 가전하향 정책으로 TV 수요가 늘면서 LCD 패널 수요도 폭증할 것으로 보고 적극 대응한 결과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종전에는 참여하지 않는 지역 행사였던 3월 상하이 FPD 차이나 전시회와 5월 선전 CODE 전시회에 장원기 LCD사업부 사장이 직접 참가, 신제품과 신기술을 설명하며 거래선 확보에 심혈을 쏟았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이후 성장세가 둔화하던 미국이나 유럽 시장 대신 중국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한 것도 주효했다. 중국 LCD TV 시장은 지난해 1,337만대로 전 세계 LCD TV 시장 비중이 12.7%에 그쳤으나 2012년엔 북미를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게 디스플레이서치를 비롯한 전문기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전자상회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 평판 TV 수요량은 755만대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나 증가했다. 하반기엔 수요량이 1,05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처럼 중국 LCD TV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LCD 패널업체들은 너도나도 중국 현지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샤프는 최근 중국 난징에 6세대 설비와 8세대 라인을 건설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고, LG디스플레이도 광저우시와 LCD 패널 라인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시장 대응을 위해선 중국에 직접 공장을 짓는 것이 물류나 인건비 면에서 훨씬 용이한 것이 사실"이라며 "(중국 내 LCD 라인 건설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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