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매각 작업이 국내 기업에 한정해 본격 진행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하이닉스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밝혀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7일 "지난주 하이닉스의 인수·합병(M&A) 방식과 절차 등을 담은 안건이 채권단 회의를 통과했다"며 "올해 말까지 국내 기업 중 하나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에 따르면 공동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과 우리투자증권, 산업은행이 이번 주 중 매각 안내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그 동안 하이닉스 인수 의향이 있는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만 관심을 보여 우선협상대상을 국내 기업으로 한정했다"며 "4~5곳에서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단이 내놓은 하이닉스 매각 지분은 전체의 28.07%(1억6,548만주)로, 매각 금액은 이날 종가기준(2만950원)으로 약 3조4,600억원이다. 채권단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을 경우 하이닉스 인수에 최소 4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단 채권단이 매각을 결의했지만 실제 연내 인수자를 찾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하이닉스 인수 의지를 표명한 기업이 없는데다 경기 침체를 이유로 대부분의 기업이 인수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실적 어려움을 반영하듯 이 날 매각 안내문도 인수 가능성과 관계없이 자산총액 기준으로 43개 대기업에게 일괄적으로 보냈다. 이에 대해 채권단 관계자는 "하이닉스에 관심을 보인 몇몇 기업뿐 아니라 잠재 후보군들도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안내문을 발송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시장에서는 하이닉스 인수 후보로 삼성전자, 포스코, LG, 현대중공업, 효성 등을 꼽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현재까지 "전혀 관심이 없다""검토한 바 없다"고 밝힌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 쪽에서 관심을 표명한 곳이 있다고 하는데 하이닉스에 관심이 있다는 것과 인수한다는 것은 별개 차원의 문제다"며 "당분간 매각이 어려울 것이다"고 전망했다.
손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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