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굴리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에 가입하려니 금리(연 5% 이하)가 너무 낮고, 그렇다고 펀드상품에 투자하자니 원금 손실마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최근 은행권에서 내놓은 주가지수연계예금(ELD)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ELD는 정기예금처럼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주가지수 향방에 따라 추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확정 수익률은 일반 정기예금보다 낮지만 주가 움직임에 따라 최고 연 20%대의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고, 게다가 예금자보호(5,000만원 한도)도 받는 게 특징이다.
대표적인 것이 국민은행이 이달 16일까지 판매하는 'KB리더스정기예금 KOSPI 200 9-8호'. 이 상품은 세 가지 유형으로 판매된다. '안정수익 추구형'은 1년 후 만기시 코스피200 지수가 가입 당시 기준지수 이상인 경우 금리가 연 6.2%로 결정된다. '상호수익 추구형'은 지수 상승률이 10%이상인 경우 연 8.7%를 지급한다. 두 유형 모두 최저 연 1.0%의 이자는 무조건 보장된다.
공격형 투자자가 선호하는 '고수익 추구형'은 지수 상승률이 0%이상 35%이하인 경우 최고 연 17.5%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 다만 지수가 한번이라도 기준 지수보다 35%를 초과 상승하게 되면 수익률이 연 4.0%로 확정되고, 기준지수 보다 떨어지면 원금만 돌려받는다.
우리은행은 국제유가(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ㆍWTI)와 코스피200지수에 연동하는 '하이믹스 복합예금 27호'를 1,000억원 한도로 16일까지 판매한다. 안정형의 경우 WTI 만기가격(2010년 9월15일 종가)이 기준가격(2009년 9월17일 종가) 대비 같거나 상승한 경우에는 연 5.05%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고수익형은 기준지수가 코스피200 지수(2009년 9월 17일 종가)의 130%를 초과해 상승한 적이 없다면, 상승률에 따라 최고 연 17%까지의 금리가 주어진다.
하나은행도 '하나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2종을 9일까지 판매한다.'적극형 36호'는 기준지수 대비 40% 미만 상승하면 최고 16.38%의 수익을 지급하며, 가입기간 중 한 번이라도 장중지수가 기준 대비 40% 이상 상승하면 5.88% 금리가 확정된다.'범위형 16호'는 기준지수 대비 90% 이상 120% 미만이면 7.00%를 지급하고, 90% 미만 또는 120% 이상이면 원금만 보장한다.
기업은행도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연 최고 18% 수익률이 가능한 '더블찬스 정기예금 더 드림 5호'를 8일까지 판매한다.'상승형'은 기준지수 대비 40% 이하로 상승하면 최고 연 18%의 수익률을 제공하며, 상승률이 40%를 초과하면 연 5%만 지급한다.'안정형'은 기준지수 대비 비교지수가 20% 이하 상승하면 최고 연 9%를, 20%를 초과하면 수익률 연 6%를 확정 지급한다.
이 밖에 대구은행(리치지수연동예금), 광주은행(더블찬스정기예금)도 ELD를 대거 시장에 내놓으며 자금 유치전에 뛰어 든 상태다.
하지만 원금보장과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해서 무조건 ELD에 가입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 상품이 1년 후 주가상승을 전제로 한 만큼 주가 하락 시에는 경우에 따라 한 푼의 이자도 못 받을 수 있고, 중도 해지시에는 원금 손실 우려도 있다.
특히 각 상품이 고객 유인용으로 내세운 최고 수익률은 아예 기대하지 않는 것이 낫다. 장중 한 때라도 일정 기준이상 올라 버리면 확정 이자가 정기 예금금리 수준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ELD 눈높이를 '안정형'에 맞추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ELD는 고수익 추구보다는 주가상승을 예상하면서도 리스크는 최소화하려는 고객을 위한 상품"이라며 "각 상품별로 조건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만큼 꼼꼼히 살펴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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