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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희 기자의 책갈피] '미학 오디세이'의 저자 진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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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희 기자의 책갈피] '미학 오디세이'의 저자 진중권

입력
2009.09.06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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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문화부는 학문적 의미와 완성도, 지식대중화의 기여도, 독자의 반응 등을 종합해 '우리시대의 명저'라는 기획기사를 2006년과 2007년에 걸쳐 일주일에 한번씩 연재한 적이 있다.

연재에 앞서 전문가들과 어떤 책을 소개할지 의논한 끝에 <백범일지> <한국사신론> <뜻으로 본 한국역사> 등 50권을 추렸다. 사람에 따라 이견이 있겠지만, 그 50권은 어쨌든 높은 성과를 인정받은 책이다.

거기에 포함된 책 가운데 하나가 <미학 오디세이> 다. 1994년 1권이 출판된 <미학 오디세이> 는 미학이라는 학문의 실체를 비교적 쉽고 경쾌하게 설명한 책으로 젊은 독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미학이라는, 개념 잡기 어려운 학문을 대중이 읽을 수 있게 소개한 책으로, 대중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미학 서적이었다.

그렇다고 내용이 얕은 것은 아니다. 많은 인물과 작품이 나오고 그 사람 혹은 그 작품의 의미를 진지하게 따지기 때문에 책을 읽다가 한번씩 생각을 정리할 게 적지 않았다. 책이 나온 시점이 먹고 살 만해져서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커질 때였기 때문에 시기도 적절했다.

감칠맛 나는 구어체 문장으로 독자를 미학의 세계로 인도한 저자가 바로 진중권이다. 1권 출판 당시 서른한 살에 불과했던 그는 책을 쓰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원전을 읽었으며 대학의 석사논문을 뒤졌다. <미학 오디세이> 는 모두 3권이 나왔는데 3년 전 50만부 정도 판매됐다는 말을 들었다. 그 뒤 얼마나 더 판매됐을지 궁금하다.

<미학 오디세이> 외에 내가 읽은 진중권의 책은 <호모 코레아니쿠스> 다. 카리스마, 매스게임, 짝퉁, 디지털 등의 키워드로 현대 한국 사회와 한국인을 분석한 책인데 일부 도식적인 면도 있지만 분석이 날카롭고 재미있었다.

진중권은 이 밖에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레퀴엠> <춤추는 죽음> <앙겔루스 노부스> <성의 미학> <미학강의> 등의 책을 썼다.

그 나이에 이만큼 책을 낸 필자가 한국에는 많지 않다. 정치적 발언을 쏟아내다가 대학에서 밀려났지만 그는 저술에서만큼은 누구 못지않은 열정을 보였고 큰 성과를 이루었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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