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농축 성공' 등을 언급한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 편지에 대해 미 행정부는 북한이 과거 제기했던 '위협'내용과 비교해 '새로울 것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북한에 대한 '압박과 대화'방침을 고수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4월과 6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과 유엔결의 1874호에 반발해 외무성 명의로 '플루토늄 전량 무기화 방침' '우라늄 농축작업 착수' 등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는 '착수'였다면 이번에는 '성공'을 주장했다는 게 달라진 점이다.
미 행정부는 북한이 한 단계 높아진 핵 능력을 언급함으로써 한반도 주변의 안보불안 지수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미국을 양자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로 분석하고 있다.
워싱턴의 대북 전문가들은 미국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6자회담 틀'과 '비가역적 비핵화'에 대해 북한이 일단 거부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고, 미국의 대북 압박 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북한의 이런 주장이 미국이 예상하고 있던 위협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란 점에서 대화를 병행하는 입장도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 행정부는 6자회담과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미묘한 자세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공화국의 자주권과 평화적 발전권을 난폭하게 유린하는데 이용된 6자회담 구도를 반대한 것'이라고 말해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6자회담 영구 불참' 입장에서 다소 후퇴한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6자회담의 의제나 형식에서 복귀의 명분을 주는 방향으로 변화를 준다면 '새로운' 6자회담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북한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미국의 한반도 핵 정책과 연계시키고 있어 대화 형식의 틀이 마련되더라도 협상 진전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새로운 도발을 시사하는 언급을 한 것은 이를 실행에 옮기겠다는 것 보다는 미국에 대화를 촉구하기 위한 뜻이 더 강하다"며 "결국은 미국이 얼마나 유연하게 나올 것인가가 앞으로 북미관계의 기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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