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1년간 미국은 은행의 국유화와 기업구조조정 등을 통해 점차 사회주의 성향의 정책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반면 중국은 점점 더 빠르게 자본주의 체제로 변화하는 등 세계 경제가 거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조지 소로스와 공동으로 헤지펀드의 효시인 퀀텀펀드를 설립한 '투자의 귀재'이자 중국 예찬론자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금융위기 1년'을 맞아 중국 환초우시바오(環球時報)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미국 증시의 반등과 기업들의 회복세가 최근 감지되고 있지만 예전과 같이 세계 최강대국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은 앞으로'중국적'인 경제정책을 구사하고 규제와 보호무역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저스 회장은 미국경제에 대한 진단에서"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거액의 재정투자를 통해 경제 살리기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단지 헨리 폴슨 미 전 재무장관의 친구들에게나 도움이 되지 세금납부에 어려움을 겪는 일반인들에게는 아무런 구제작용을 하지 못한다"며 "미국은 현재 역사상 경험하지 못한 엄중한 신용위기 사태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미국은 이자율을 낮추고 미 달러의 가치를 절하해 이 위기를 넘기려 하지만 이는 근본을 파괴하는 정책"이라며 "반면 중국은 이자율을 높이고 있는데 이와 비교할 때 FED의 정책은 형편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4조위안을 투자한 내수부양책과 관련, "내수확대는 장기적인 전략으로서 효과적"이라며 "하지만 시민들로부터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는 보다 강력한 자극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중국은 금융위기 이후 과연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슈퍼파워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인가. 로저스 회장의 답변은 '예스(Yes), 노(NO)'였다.
그는 "언젠가 한 번쯤은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앞으로 10년 혹은 20년 안에는 오지 않을 것이고 중국이 당장 세계경제를 구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세계인의 마음에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위안화의 기축통화로서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미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조만간 다른 화폐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위안화의 출현이 주목되는 부분이지만 위안화는 아직도 일종의 정부관리 하의 화폐로서 현실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달러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