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의 여파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축제와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경남 김해시는 4일 개막식을 갖고 8일까지 열 예정이던 '경남 만화ㆍ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이날 전격 취소했다. 전남도는 올해 처음으로 11월에 개최하려던 '한옥건축박람회'를 내년 봄으로 연기하고 포뮬러원(F1)자동차 전시체험행사와 전남 국제요트대회도 모두 뒤로 미뤘다.
경북 김천시는 지역 최대축제인 '10월 시민체전'을, 광주시는 다음달에 열리는'세계광엑스포'와 '김치문화축제'를 각각 취소했으며 9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춘천국제연극제도 무기한 연기됐다.
군 행사에도 불똥이 튀었다. 육군과 충남 계룡시는 다음 달 7일부터 11일까지 열 예정이던 '지상군 페스티벌 2009'와 '2009 계룡 군(軍)문화축제'를 이날 취소했다. 이 행사는 매년 다양한 체험행사와 볼거리를 제공해 작년에만 관람객 130만명을 끌어모은 인기 프로그램이다.
그나마 '살아남은 행사'도 대폭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경북 경주시와 경주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는 다음달 열리는 신라문화제를 축소하기로 했다.
더욱이 신종 플루에 대한 재난 경보가 '경계'에서'심각'으로 한단계 격상될 경우 축소된 행사도 추가로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행전안전부는 신종 플루의 확산을 우려해 3일 전국 지자체에 연인원 1,000명 이상이 참석하고 이틀 이상 계속되는 행사는 원칙적으로 취소(불가피한 경우 연기ㆍ축소)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내려보냈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선뜻 취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심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일부 예산을 집행했거나, 개최가 임박해 입장권 발송 및 인터넷 예매까지 진행한 곳도 있다.
올해 행사를 기해 대표 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 공을 들인 지자체도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행안부 지침을 어기고 행사를 강행하다 신종 플루가 발생하면 나중에 더 큰 손해가 돌아올 수도 있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다른 지자체의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불가피한 이유로 행사를 그대로 진행키로 한 지자체에서는 신종 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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