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 시각이 점차 확산되면서 예술에서도 지구 온난화와 환경 오염 등을 경고하는 작품을 자주 만날 수 있다. 9일부터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는 '차갑고 둥글고 고요한 세계, 그린 유토피아' 전은 이와는 반대로 유토피아적 시선을 담은 작품을 모았다.
하지만 목적은 다르지 않다. 예술가들의 생태학적 사고와 환경에 대한 긍정적 시선을 통해 자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는 뜻이다.
김도명씨는 골판지를 잘라 켜켜이 쌓아올린 종이 도자기나 책을 잘라 만든 화분에 녹색 식물을 심었고, 이현진씨는 수백개의 리본을 늘어뜨린 뒤 버드나무의 영상과 향을 쏘아 전시장에 숲을 만들었다.
선풍기 바람에 흔들리는 리본 속을 걸으면서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의 방 안에 열대우림, 혹은 푸른 바다를 불러온 원성원씨의 합성사진 작업은 일상 속 자연에 대한 상상을 담은 것이다. 백승호씨는 한옥과 경천사 10층 석탑에서 모티프를 얻은 철 구조물을 전시장에 매달아 여백의 아름다움을 말하고, 김주현씨는 생태공원으로 꾸민 미래의 육교 모형을 제안한다.
전시 제목은 기후 변화와 에너지 위기를 경고한 토머스 프리드먼의 책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 를 패러디한 것이다. 10월 24일까지. (02)736-4371 뜨겁고>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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