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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농심 라면의 '本家' 구미공장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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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농심 라면의 '本家' 구미공장 가봤더니

입력
2009.09.06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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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라면 ‘신(辛)라면’입니다. 한해 매출만 3,000억원, 국민 4명중 한명이 먹고 있죠. 하지만 맛은 알진대 멋은 잘 모르실 거에요. 이 참(4일)에 큰맘 먹고 농심 라면의 심장(신라면의 7할 생산) 경북 구미공장으로 초대합니다. 공정(번호순) 설명은 이병학 공장장.

라면공장엔 3가지가 없다

제 안에 글루타민산나트륨(MSG, 화확조미료), 트랜스지방, 방부제 등 3가지가 없는 건 지당한 말씀. 저를 낳는 공장도 3무(無)에요. 창문 화장품 주머니가 없습니다. 직원들은 6단계 위생점검 및 삼중 출입절차를 거쳐야 해요. 외부의 먼지뿐 아니라 세균도 들어올 수 없는 항균 필터가 유일한 창 역할을 하죠.

저장탱크에 보관된 원료는 믹서(mixer)실에서 반죽(①혼합)이 됩니다. 여러 제분회사의 밀가루를 쓰다 보니 맛이 다를 거라 여기는데, 특별 주문한 원료라 맛은 동일해요.

반죽을 곧게 펴는 나무막대 역할은 롤러가 담당(②압연)하죠. 점점 얇게, 면 두께 차이가 없도록 밀고 또 밉니다. 무려 7번이나. 롤러 사이마다 자리잡은 센서가 면이 쳐지지 않도록 눈을 부릅뜨고 있죠.

꼬불꼬불한 면발은 협상의 기술

올곧던 면발이 꼬불꼬불해지는 원리는 의외로 간단해요. 뒤에선 빠르게 밀고, 앞에선 서서히 당기는 속도차이(③절출)를 이용한 거죠.

꼬불꼬불하게 하는 이유가 뭐냐고요? 많이 담을 수 있고, 튀길 때 빠른 시간 내에 많은 기름을 흡수하는데다, 면발 속으로 열을 골고루 전달시켜 빨리 익게 한답니다. 잘 부서지지 않아 운반 및 보관도 편하고요.

면발은 일단 스팀으로 찐(④증숙) 뒤, 제품크기로 자르고 종류에 맞는 용기(사각형 원형 등)에 담아요(⑤절단 및 성형). 얼굴망칠까 봐 공기를 쏴 골고루 펴주고 온도와 습도도 신경을 쓰죠. 기름에 튀긴(⑥유탕) 후 식히면(⑦냉각) 면발은 완성되죠.

기관총제조사와의 실랑이

초고속 자동화공정의 백미는 ‘⑧포장’입니다. 스위스의 기관총제조업체(SIG)가 설비를 맡았는데, 많이 다퉜대요. 포장이야 말로 첨단기술과 원가절감의 보고거든요. 스프는 가벼워서 면 밖으로 튀어나가기 일쑤고, 순식간에 봉지의 3면(위 아래 중앙)을 밀봉하는 것도 난제라 첨단무기회사도 힘에 부쳤죠. 더구나 밀봉 접착력을 높이려면 돈이 더 들거든요.

무려 3개월의 시행착오와 연구 끝에 현재의 시스템을 안착시켰죠. 분당 최대 600개, 0.35초 걸리던 포장시간을 마치 기관총 쏘듯 0.15초로 확 줄였습니다. 접착력도 높였고요. 하루 평균 360만개의 라면을 생산케 하는 일등공신이죠.

사람보다 차가 우선

공장 곳곳에 그려진 실선은 무인운반차가 다니는 길이랍니다. 스프와 포장지를 각 공정에 자동으로 공급하는데, 녀석들이 음악소리를 내며 등장하면 사람은 모두 길을 비켜줘야 해요. 괜히 막았다간 1만5,000개(1번 운반 기준)의 스프 없는 라면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요.

구미=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 손욱 농심 회장 "장수기업이 목표"

농심이 '장수(長壽)식품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손욱(사진) 농심 회장은 4일 구미공장에서 간담회를 열고 "나트륨 칼로리 첨가물 등을 줄이고 트랜스지방 등을 넣지 않은,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고 무병장수에 도움을 주는 먹을 거리"라고 소개했다. 대표상품으론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후루룩 국수 등)과 냉면(둥지냉면), 자연지향 및 유기농 스낵(유기농포테퀸)을 꼽았다. 주로 부산 녹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손 회장은 "20년간 라면시장 1등 기업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장수를 생각하는 장수브랜드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 장수하는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농심은 장수식품 생산비중을 현재 10%에서 창립 50주년이 되는 2015년까지 3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손 회장은 일본이 원조인 라면 외에 우리나라 냉면의 세계화에 몰두할 뜻을 비쳤다.

구미=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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