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대구의 각 아파트 장터에는 족발 장수 부부인 윤해준, 추연주씨가 어김없이 나타난다. 아내와 족발을 팔고 있는 윤해준씨는 10여 년전 만해도 어엿한 사업가였다.
족발 공장을 운영했고, 전국 백화점에 매장 16개를 가졌을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회사가 부도를 맞으면서 윤씨의 인생도 180도 달라졌다. 그의 공장과 집은 압류를 당했고, 그는 구속 위기를 맞기도 했다.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으며 폐인으로 보낸 시간만 3년. 윤씨는 4년전 새 삶을 꿈꾸며 다시 일어났다. 아파트 장터를 아내와 돌며 하루하루 장사해 번 돈으로 빚을 갚으며 재기를 꿈꾸고 있다. 그의 재기 이면에는 가족의 따스한 사랑이 있었다.
KBS 1TV의 휴먼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인간극장'은 7~11일 오전 7시 50분 5부작 '소문난 육남매'편을 통해 삶의 희망과 가족의 힘이 지닌 의미를 들여다 본다.
윤씨는 6남매 중 막내 아들이다. 요즘 세상에서 보기 드물게 우애 좋기로 소문난 윤씨의 형제자매는 윤씨가 사업에 실패하자 집을 팔고, 전세금을 빼 윤씨의 재기를 도왔다.
이들 6남매는 특이하게도 모두 족발 장사를 생업으로 삼고 있다.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비법으로 손님들의 혀를 즐겁게 하는 38년 전통의 족발 가문인 것이다.
윤씨가 다시 일어서는 데는 6남매가 '천연기념물'이라 부르는 아내 추씨의 힘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 추씨는 한참 성공의 단맛에 빠져있을 때는 가정을 소홀히 하고, 사업에 실패했을 때는 삶까지 포기하려 했던 남편 곁을 한결같이 지켰다.
결혼 생활 20년 동안 딱 2번 눈물을 보였다는 추씨는 윤씨의 부도로 친정 아버지가 가슴 아파하실까 봐 친정에 발길을 끊을 정도로 마음 고생을 해왔다. 프로그램은 윤씨와 가족들의 고단하지만 사랑이 가득한 생활을 담담하게 좇으며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