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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댐방류 6명실종/ 새벽 경보시스템 먹통, 軍·지자체 안일 대응…禍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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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댐방류 6명실종/ 새벽 경보시스템 먹통, 軍·지자체 안일 대응…禍 키웠다

입력
2009.09.06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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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갑작스러운 방류도 문제였지만 당국의 늑장대처와 먹통인 경보시스템이 화를 키웠다. 그동안 황강댐 건설후 가뭄이나 홍수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있었음에도 무신경하게 대처한 우리 당국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 새벽에 날벼락

사고가 발생하기 전날인 5일과 당일인 6일은 비 한방울 오지 않은 맑은 날씨였다. 이날도 임진강 주변에는 주말을 맞아 곳곳에 야영객들이 텐트를 치고 잠을 자고 있었다.

한강홍수통제소와 연천군에 따르면 임진강 수위는 2~3m 가량을 유지했지만 6일 새벽 1시께부터 갑자기 강물이 불어나기 시작해 새벽 3시 3.8m, 오전 4시 4.11m로 높아졌다. 오전 6시10분에는 4.69m로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

이 지역 주민인 이모(44ㆍ여)씨가 임진강 물이 차오른 것을 보고 연천군청에 처음 전화한 시각은 이날 오전 4시5분쯤. 이미 평소 수위보다 두배 정도 물이 차오른 시점이었다. 이씨는 "군청측이 전화를 받지 않아 112에 신고했지만 아무런 대응이 없어 다시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다시 5시 15분께 119에 신고했다. 비슷한 시각에 야영객중 1명이 사고현장을 빠져 나와 119에 구조를 요청했다. 왕진소방대가 즉각 출동했으나 이미 임진교 하류 200m 지점 모래섬 등에서 야영을 하던 15명이 물에 휩쓸려 가고 있었다. 이중 10명은 임진교 하류 1.5 ㎞지점에서 구조됐으나 5명은 잠을 자고 있던 천막과 함께 떠내려갔다.

사고 전날 일행 6명과 함께 놀러와 임진교 인근 모래섬에서 야영을 했던 김모(36)씨는 "새벽 4시께 눈을 떠 보니 물이 텐트 바로 앞까지 차올라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함께 헤엄쳐 간신히 강밖으로 나갔다"고 전했다. 김씨 일행 중 한명인 서강일(40)씨는 아들(7)을 아이스박스에 태운 뒤 30m를 헤엄쳐 나오다 힘이 빠져 아들을 강 밖으로 밀어내고 자신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 경보시스템 먹통

사고가 발생한 6일 새벽 수위변동을 알려줄 경보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수자원공사 임진강건설단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통제국 1곳과 삼곳ㆍ임진ㆍ단풍ㆍ북삼리 등 임진강 주변 4개 리에 경보국을 설치,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자동으로 안내방송을 하는 무인자동경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무인자동경보시스템은 필승교 수위가 3m를 초과하면 경계경보, 5m를 넘으면 대피경보, 7m를 넘으면 중대피경보를 자동으로 안내방송하게 돼 있다. 그러나 이날 무인자동경보시스템은 필승교 수위가 3m를 넘어선 지 4시간이 지난 오전 7시에야 작동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사고시 무인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아 조기 경보가 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경보시스템이 작동한 7시에는 야영객 5명이 강물이 급격히 불어나 더 이상 구조를 기다리지 못하고 스스로 헤엄쳐 나오려다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간 지 1시간이 지난 뒤였다.

군 부대의 대응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북단 필승교를 지키는 군 부대는 이날 오전 3시10분께 필승교 수위가 스크린(물막이) 개방 수위(1m)를 넘자 지휘계통을 통해 이를 보고했다. 하지만 해당 자치단체 등으로 전파하는 규정은 없어 이를 알리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자체는 물론 임진강 인근에서 훈련 중이던 다른 부대도 이를 알지 못해 전차 1대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연천군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임진강 주변에 안내방송시스템을 설치, 운영하고 있으나 안내방송은 임진강 수위가 최고조에 달한 오전 6시10분에야 이뤄졌다.

게다가 연천군청에는 당직자가 임진교 수위 변화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CC(폐쇄회로)TV 모니터까지 설치돼 있으나 사고 상황이 접수될 때까지 아무도 몰랐고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군관계자는 "당직자가 좀 더 신경을 썻더라면 임진강 수위변화를 알수 있었을 것"이라며 "주말인 데다 야간이어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못한 것 같다"고 인정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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