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후 일본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라는 이름의 시장원리주의에 농락당해왔다. 이번 세계경제위기는 미국적인 자유시장경제가 보편적이고 이상적인 경제질서라는 생각에서 초래된 것이다. 냉전 후 일본 사회의 변화를 되돌아보면 글로벌 경제가 전통적인 경제활동에 상처를 주고 지역사회를 붕괴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애(友愛)의 이념 아래서는 농업, 환경, 의료 등 생명과 안전에 관한 분야를 세계화에 맡기지 않는다. 우애가 이끄는 또 하나의 국가목표는 동아시아공동체다. 미일안보조약이 계속 일본 외교의 초석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아시아 국가로서 정체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금융위기로 많은 사람들이 미국 일극 시대 종식을 예감하며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영속성에도 의문을 품고 있다. 나 역시 이라크전쟁의 실패와 금융위기의 결과로 미국 주도의 세계화는 끝났고 세계는 다극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패권국가로 남으려고 애쓰는 미국과 패권국가를 목표로 하는 중국 사이에서 일본은 어떻게 국익을 지켜야 할 것인가. 지역 안정을 위해 미국의 군사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지나친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은 억제하겠다. 동시에 확대하는 중국 경제를 발전시켜 나가며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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